(사진=이지스자산운용)
(사진=이지스자산운용)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내 최대 부동산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대신파이낸셜그룹과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2파전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흥국생명과 싱가포르계 캐피탈랜드운용 등도 예비 입찰에 참여했지만, 업계에서는 기존 지분 구조와 사업 연계성을 고려할 때 대신과 한화의 경쟁이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파이낸셜그룹, 한화생명, 흥국생명, 캐피탈랜드운용 등 국내외 투자자 4곳 이상이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이들 가운데 숏리스트를 결정하고, 실사를 진행한 뒤 이르면 10월에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를 8000억~1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에는 창업주 고 김대영 회장의 부인 손화자 씨 지분 12.4%와 재무적 투자자(FI) 지분을 포함해, 이지스자산운용 전체 지분 중 60% 이상이 매각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지분 규모라는 점에서 사실상 경영권 매각으로 보인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 펀드 운용 규모는 66조원 수준으로 국내 최대 부동산자산운용사로 꼽힌다. 2001년 창업 이후 다양한 상업용 부동산과 오피스, 물류시설 투자 등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시장에서는  대신파이낸셜그룹과 한화생명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은 부동산 금융을 그룹의 핵심 성장 축으로 설정하고 관련 사업 역량을 강화해 왔다. 부동산신탁사인 대신자산신탁과 NPL(부실채권) 전문 계열사인 대신F&I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리츠(REITs)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왔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이 이미 이지스자산운용의 주요 주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추측에 큰 힘을 싣고 있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의 계열사인 대신증권과 대신에프앤아이가 이지스자산운용의 지분을 각각 9.13%, 3.26%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신파이낸셜그룹이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을 인수하게 되면, 부동산 자산의 발굴, 투자, 운용, 관리, 유동화 등 전반적인 부동산 금융 밸류체인을 완성하고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지스자산운용의 내부 사정과 사업 구조를 잘 이해하고 있어 인수 후에도 원활한 통합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통해 그룹 내 금융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극대화 하고, 종합 금융그룹으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생명은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등 금융 계열사들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지스자산운용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부동산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모건스탠리 등을 통해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진행 상황이나 자세한 내역에 대해선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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