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충격이 전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뜻밖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겨냥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기존 전기차 배터리 중심에서 벗어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ESS 시장은 전기차 배터리보다 중국 기업의 영향력이 더 큰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중국 CATL이 38%로 1위, BYD가 15%로 2위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10%로 3위, 삼성SDI가 4%로 공동 6위, SK온이 2%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기차가 호황기이던 시절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영향력이 컸으나 전기차 캐즘과 함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이 하락했다. LFP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과 열 안정성이 뛰어나 전기차 배터리와 ESS 등에 쓰이고 있다. 

전체 배터리 시장에서 ESS의 비중은 약 30% 수준으로 시장 전체를 주도하고 있진 않지만, 미국 내 AI데이터센터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기 수요가 급증해 ESS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ESS 비중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지난해 전체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3사의 비중은 16%이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비중은 19%다. 그러나 ESS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고작 3%에 불과하다. 지난채 ESS 전체 출하량 301GWh 중 국내 기업은 삼성SDI가 10GWh, LG에너지솔루션이 8GWh다. 전년 대비 출하량은 1GWh 늘어났지만, 시장 규모 확대 대비 성장폭이 적어 점유율은 줄어들었다. 

삼성SDI ESS 'SBB 1.5' (사진=삼성SDI)
삼성SDI ESS 'SBB 1.5' (사진=삼성SDI)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국내 배터리 기업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에 기본 관세와 상계 관세, 펜타닐 보복 관세 등으로 총 40.9%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여기에 양국의 관세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내년 관세가 최대 58.4%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확보한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건주에 ESS 생산라인을 확보하고 있고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 에너지가 설립한 인디애나주 공장에서 ESS를 생산한다. 

ESS 사업에 진출하지 않았던 SK온은 최근 SK엔무브와 합병한 이후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ESS 등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단독 공장을 거점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SK엔무브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전문 기업으로 배터리와 서버 냉각에 사용되는 '액침냉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미국 현지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미국 내 현지 양산체제를 확보해 올해 안에 생산을 개시한다. 또 전력용 LFP 및 UPS용 초고출력 배터리의 수주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시간 공장에서 LFP 기반 ESS 롱셀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이를 바탕으로 북미 ESS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들의 생산 요구에 대응해 추가 수주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북미 시장 현지 생산 ESS 수요 확대에 맞춰 올해 연말까지 17GWh, 2026년 말까지 30GWh 이상의 확보할 예정이다. 여기에 ESS용 LFP는 고밀도·고집적 설계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ESS 후발주자인 SK온은 SK엔무브와 합병 시너지를 바탕으로 이석희 SK온 대표이사(사장)는 자사의 셀투팩(CTP) 기술과 SK엔무브의 액침냉각 기술을 결합해 안정성을 확보한 배터리 솔루션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석희 사장은 "양사 합병 후 정보 공유로 기술개발을 가속화하겠다"며 "단순한 셀 공급자에서 벗어나 고객 맞춤형 시스템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