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3대 지수가 모두 강세였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치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해 1분기 역성장에서 벗어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직후 약세로 돌아섰다.
다만 장 마감 직전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나스닥은 소폭 상승했고 S&P500은 낙폭을 줄였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1.71포인트(0.38%) 내린 4만4461.2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96포인트(0.12%) 하락한 6362.9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1.38포인트(0.15%) 상승한 2만1129.67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개장 전 공개된 경제 지표는 견조했다.
미 상무부는 계정 조정 기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2.4%를 웃도는 수치다.
민간 고용 조사기관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한 7월 민간 고용은 10만4000건 증가해 역시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상무부는 수입 감소와 민간 소비 증가가 2분기 GDP 반등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급감한 수입이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면서 발생한 성장률이라며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관세 유예 시한인 8월 1일을 앞두고 무역 협상에도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 시한이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 한국 무역 협상 대표단을 만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오는 1일부터 인도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인도와 무역 협상이 결렬을 인정했다.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구리 수입품에 오는 8월 1일부터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이 더 주목한 이벤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였다.
연준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다만 만장일치가 아닌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의 0.25%p 금리 인하 소수 의견 속에서 이뤄졌다.
두 명 이상의 연준 이사가 FOMC 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정작 시장을 움직인 것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이었다.
파월 의장은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과 관련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여전히 예상보다 지속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관세발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아직 초기 단계"라며 "어떻게 진행될지 완전히 이해하려면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트럼프의 금리 인하 주장에 대해선 "우리의 정책 결정에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재정적 필요는 연준 정책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은 연준의 신뢰성에 좋지 않은 만큼 절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시장은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낮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은 전날 63%에서 45%로 2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시장의 9월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bp 오른 4.37%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6bp 상승한 3.94%를 각각 기록했다.
31일 개장 전 공개되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6월 PCE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5% 각각 상승해 5월보다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7% 각각 올랐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날 메타와 MㄴS에 이어 31일 장 마감 후 공개되는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 역시 트럼프 정부의 관세가 미친 영향과 관련해 주목된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과 통신서비스, 유틸리티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틀 만에 다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며 주가가 2.14% 올랐다.
시가총액은 4조3천742억달러로 불어났다.
MS와 메타는 시간외 거래에서 폭등했다.
MS는 정규거래를 0.67달러(0.13%) 오른 513.24달러로 마친 뒤 시간외 거래에서 7.5% 급등했다.
메타는 정규거래에서는 4.79달러(0.68%) 내린 695.21달러로 마감했지만 시간외 거래에서는 9.3% 폭등했다.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이 MS와 메타 주가를 시간외 거래에서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MS는 장 마감 후 2분기 매출이 764억4천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3.65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738억1천만달러와 3.37달러를 각각 웃돌았다.
메타 또한 2분기 매출이 475억2천만달러, EPS는 7.14달러라고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LSEG가 집계한 예상치 448억달러와 5.92달러를 앞질렀다.
테슬라는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16달러(0.67%) 내린 319.0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테슬라가 LG엔솔에서도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했다는 소식에 상승했지만 이후 약세로 전환됐다.
실적 발표와 관련해 비자와 스타벅스는 예상을 넘어선 성적을 내놨지만 각각 0.11%, 0.22% 하락했다.
구리 관련주의 동반 하락도 눈에 띈다.
예상보다 구리 관세 범위가 좁아졌다는 평가에 구릿값이 폭락하면서다
프리포트 모란은 9.46%, 서던 코퍼는 6.33% 급락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원유 수출 제재 경고 여파로 사흘째 상승하며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79달러(1.14%) 상승한 배럴당 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0.96달러(1.32%) 오른 배럴당 73.47달러를 기록했다.
조한 미국 경제 지표와 연준의 금리 동결로 안전자산인 금값은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전날보다 0.8% 하락한 온스당 3352.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