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저축은행의 대출 관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한 저축은행의 대출 관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금리 인하기를 맞아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낮추는 것과 달리, 저축은행 업계는 오히려 예금 금리를 인상하면서 수신금리가 3개월여 만에 연 3%대로 올라섰다.

저축은행들이 수신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수신 잔액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79개곳의 1년 만기 정기 예금 금리는 평균 연 3.00%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p) 올랐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올해 3월말(2.99%) 3%대가 무너진데 이어 △4월 2.98% △5월 2.96% △6월 2.97% 등을 기록했다.

최근 시중 은행들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인하 기조에 접어들면서, 이를 반영해 예금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올 들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50%로 0.50%p 낮췄다. 이에 따라 이날 국내 시중은행 5곳(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1년 만기 정기 예금 최고금리는 연 2.45~2.80%를 기록했다. 

반면 저축은행들은 수신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최고 연 3.85% 금리를 제공하는 '사이다뱅크 자유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출시 5시간 만에 300억원 한도가 모두 소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애큐온저축은행 '플러스 회전식 정기예금'(3.25%) △JT저축은행 'e-정기예금'(3.25%) △페퍼저축은행 '회전정기예금'(3.15%) △OSB저축은행 정기예금(3.20%) △한국투자저축은행 '회전정기예금'(3.00%) 등이 3%대를 웃도는 상품을 내놨다. 이날 기준으로는 청주저축은행 '정기예금'이 일부 지점에서 연 3.4%의 정기예금을 제공해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저축은행들은 올해 들어 평균 예금 금리가 3%를 밑돌면서 수신상품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0.5~1%p 내외로 높은 수신금리를 제공하며 고객을 유치하는데, 그동안 연체율 급증에 따른 건전성 관리를 위해 수신금리 경쟁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들의 수신잔액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해 수신금리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지난 5월말 기준 98조3091억원으로, 전년 동기(102조5875억원) 대비 4.3%(4조2784억원) 줄었다. 이는  2021년 11월(98조684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오는 9월부터 도입되는 예금자보호 한도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된다는 점도 수신금리 경쟁에 나서는 이유다. 예금자보호 한도가 상향될 경우 높은 금리를 쫓아 자금이 시중은행에서 저축은행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예금자보호 한도에 맞춰 자금을 맡기는 경우가 대다수다.

다만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지난해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만기 해지로 인한 자금 유출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예적금 금리는 원래 하락하고 있었다. 금리 수준이 평균보다 낮은 상태에서 조금 고개를 든 것"이라며 "상품 만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자금 유출을 방어해야 하기 때문에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상품을 추가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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