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과 GM이 LFP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사진은 얼티엄셀즈 스프링힐 공장 전경 (사진=얼티엄셀즈)
LG엔솔과 GM이 LFP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사진은 얼티엄셀즈 스프링힐 공장 전경 (사진=얼티엄셀즈)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중국이 주도해온 시장에 양사가 본격 진입함에 따라 판도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과 GM이 합작해 설립한 배터리 셀 생산 업체 얼티엄셀즈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위치한 배터리 셀 공장 일부 라인을 개조해 LFP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1년 발표된 23억달러 규모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올해 말 설비 전환을 시작해 2027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얼티엄셀즈는 "GM의 전기차 라인업 확대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배터리 기술 혁신을 통해 주행거리, 성능, 가격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LFP 배터리는 고니켈 배터리보다 팩 단가를 낮출 수 있어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와도 맞물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감세 법안이 이달 초 상원을 통과하면서, 전기차 1대당 7500달러의 연방 보조금이 오는 9월 말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부담이 낮은 LFP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라인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올 1분기 기준 미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 30%를 기록 중인 LG엔솔의 전략적 무게감이 실린 행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특히 경쟁 업체인 삼성SDI와 SK온도 LFP 배터리 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어, 이번 결정이 국내 배터리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원준 LG엔솔 첨단차배터리사업부 부사장은 "GM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내 배터리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며 "합작사 생산 설비 전환에 LG엔솔의 기술과 제조 경험을 적극 반영해 전기차 시장의 다양한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커트 켈티 GM 지속가능성 담당 부사장은 "GM은 주행거리, 성능, 가격 등을 모두 갖춘 최적의 전기차를 제공하기 위해 배터리 기술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번 라인 개조를 통해 미국 내 LFP 배터리 생산을 확대,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각화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얼티엄셀즈의 LFP 배터리 양산은 LG엔솔의 미국 내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동시에 삼성SDI와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LFP 배터리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붙이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중국 관세와 공급망 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LFP 배터리 양산에 나설 경우 중국 업체들의 입지는 점차 좁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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