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이 겹치면서 구조적 불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주요 업체들은 연이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도 석유화학 업황 개선 조짐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LG화학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28.3% 감소한 2909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기초소재 부문은 4개 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롯데케미칼 역시 7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며, 한화솔루션은 케미칼 부문에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도 전년 동기 대비 35.4% 감소한 77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업계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이 꼽힌다.
업황 부진 장기화로 재무 구조가 취약해진 주요 업체들의 신용등급 및 전망도 잇따라 하향 조정됐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최근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고, LG화학과 한화토탈에너지스, SK지오센트릭의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업계는 투자 축소와 사업 구조 재편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가운데, 업체 간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는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설비 통합 운영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수급 밸런스가 무너졌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업계의 자발적 구조조정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단기간 내 업황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과 효율화, 정책 지원을 통한 체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와 함께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설비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 합작사 HD현대케미칼에 롯데케미칼 설비를 이전해 공동 생산 및 판매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일부 설비를 폐쇄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