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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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해 말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금이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9일 배포한 '2024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382조4000억원) 대비 12.9% 증가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400조원을 넘은 것은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특히 펀드, 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금액이 75조2000억원으로 전년과 견줘 53.3% 증가하는 등 원금보장이 되는 '저축'에서 '투자'로 패러다임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전체 적립금 중 실적배당형 비중은 2023년 말 12.8%에서 지난해 말 17.5%로 늘었다.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내역을 보면 펀드의 경우 TDF가 투자 상위를 차지, 퇴직연금 내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또 투자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ETF의 경우 국내시장보다는 주로 미국 주식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에 집중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수익률은 4.77%를 기록, 최근 5년 및 10년간 연환산 수익률 2.86%, 2.31%와 비교해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운용방법별 수익률은 원리금보장형이 3.67%, 실적배당형이 9.96%로 나타났다.

제도별 수익률은 확정급여형(DB)이 4.04%, 확정기여형·기업형 IRP(CD)가 5.18%, 개인형IRP가 5.86%를 보였다. 운용주체가 회사가 아닌 개인이고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은 제도일수록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시현했다.

권역별 수익률을 보면 DC와 IRP(합산기준)를 기준으로 은행 및 보험 권역은 4% 이하 수익률 구간에 대부분(은행 84.7%·보험 77.6%) 몰렸다. 반면, 증권 권역은 고르게 분포된 가운데 연간 수익률이 10%를 초과하는 비율도 31.7%에 달하는 등 다른 권역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퇴직연금 수령을 개시(만 55세 이상)한 계좌 57만3000좌 중 수령 방법을 일시금 대신 장기간 연금수령 방식으로 선택한 비율은 13.0%(7만4000좌)로 전년(10.4%) 대비 2.6%p(포인트)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총 수령금액 19조2000억원 중 10조9000억원(57.0%)이 연금수령에 해당, 일시금 수령 비중을 뛰어넘었다. 계좌당 연금 수령액은 1억4694만원, 계좌당 일시금 수령액은 1654만원으로 적립금이 적을수록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형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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