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금융감독원은 고용노동부와 27일 오전 9시30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퇴직연금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확정급여형(이하 '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조7000억원으로 400조원을 돌파하며 제도 도입 이후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중 DB형 퇴직연금은 214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4.04%로 확정기여형(DC)형(5.18%), IRP(5.86%) 보다 낮은 수준이다.
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DB 가입 기업의 퇴직연금 담당자들이 적립금 운용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비전문가인 경우가 많고, 경영진 또한 적극적인 수익 추구보다는 손실에 대한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보수적 성향을 보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적립금의 대부분이 예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집중되고, 그동안 퇴직연금사업자가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점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총 42개 퇴직연금사업자 중 88.1%가 자사 DB 적립금의 90% 이상을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운용하고 있었다. 수익률도 4.37%로 DB제도 전체 평균과 유사했다.
이런 가운데 우수사례로 한국투자증권이 소개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산운용, 리스크관리 부서장을 적립금운용위원으로 선정하고 사내 운용 전문부서를 자문조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중장기 자산배분계획을 토대로 대체투자, 주식, 채권 등 다양한 실적배당형상품에 적립금의 70% 정도를 분산투자했다. 이를 통해 최근 6년간 평균 대비 2.5%p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재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각 퇴직연금사업자들은 금융전문가에 걸맞는 자산배분 계획을 세워서 실적배당형상품에 적극 투자하고, 담당 임직원에게 장기성과에 연동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며 "이러한 자체노력을 바탕으로 퇴직연금사업자는 퇴직연금 수탁자로서 '선관주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와 금감원은 기업들이 DB형 운용에 참고할 수 있도록 공동 발간한 '적립금운용위원회 및 운용계획서(IPS) 실무사례집'을 안내했다. 사례집은 고용노동부·금감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 기관은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상장회사 대상 간담회를 이어갈 예정이며, DB형 퇴직연금의 구조 개선과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