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삼성카드가 올해 1분기 국내 상위 전업 카드사 중 호실적을 거두며 업계 1위를 수성했다. 반면 나머지 카드사들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실적 방어에 실패하면서, 건전성 악화 등을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1779억원) 대비 3.7% 오른 1844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분기(1331억원)와 비교하면 38.6% 오른 셈이다. 영업수익은 1조341억원으로 전년동기(1조79억원)과 비교해 2.6%, 직전분기(1조226억원)에 견줘 1.1% 증가했다.
충당금도 안정적으로 쌓은 모습이다. 삼성카드의 올해 1분기 대손비용은 1740억원으로 전년동기(1753억원)와 비교해 0.7% 줄었다. 직전분기(2032억원)과 비교하면 14.4% 축소된 흐름이다.
건전성 관리도 업권 대비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올해 3월 연체율은 1.12%로, 작년동기(1.16%)대비 0.04%p 하락했다.
신한, KB국민, 현대카드의 경우 올해 1분기 연체율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늘었난 점을 감안하면 불황에도 연체율 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총 차입금은 같은 기간 기준 3.13%로, 전년동기(2.64%)대비 오름세를 보여 비용부담 요인이 남아있지만, 직전분기 대비 0.03% 내리면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카드론 이용금액은 줄어든 양상이다. 삼성카드의 올해 1분기 장기·카드론 이용금액은 2조1878억원으로 직전년도(2조4275억원) 대비 9.9% 줄었다. 직전분기(2조1354억원)에 견줘 2.5% 늘었지만, 신학기 이사 수요 등 중저신용자 금융서비스 제공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차입금 만기를 고르게 분산하고, 회사채 등 장기 차입금 중심의 조달 전략을 유지해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대카드의 경우, 자본 확충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 저하를 피할 수 없었다. 현대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14억원으로 전년동기(638억원)와 비교해 3.8% 줄었다. 총자본이익률(ROA)도 1.06%를 기록하며 직전년도동기(1.19%)와 비교해 0.13%p 하락했다.
다만 이자수익을 확대하면서 영업수익은 증가했다. 현대카드의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은 8966억원으로, 2024년 동기(8205억원)와 견줘 9.3% 늘었다. 이 중 이자수익은 41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18억원)보다 16.9%나 늘어난 양상이다.
대손비용은 큰 폭 늘었다. 현대카드의 올해 1분기 대손비용은 1239억원으로, 2024년 동기(894억원)과 비교해 27.8% 늘었다.
아울러 올해 1분기 전체차입금이 19조8455억원으로 전년동기(18조7207억원)과 비교해 5.6% 확대됐다. 국내차입금(17조214억원)과 해외차입금(2조8242억원)이 동기간 각각 11.9%, 29.7% 증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상품 경쟁력 강화로 회원수가 꾸준히 늘었고, 시장 경기 악화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로 이익은 소폭 감소했으나 타사 대비 연체율을 1% 초반대로 유지하는 등 건전성은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해외차입금의 경우 조달환경이 좋지 않아 조달원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4강 체제'의 상위 카드사 중 지주사 계열의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도 경기침체로 인해 실적이 하락했다.
KB국민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45억원으로 전년동기(1391억원) 대비 39.3%나 하락했다. 반면 유실적회원과 카드이용금액, 영업비용 효율화를 도모하면서 영업이익은 동기간 대비 5.0% 늘어난 25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실적을 발표한 신한카드의 경우 1분기 순이익이 1357억원을 기록, 작년동기(1851억원)와 견줘 27.7% 줄었다.
양사 모두 금융지주가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경기 악화로 인해 업황에 악재가 겹친 데 따른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KB국민카드는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을 2557억원, 신한카드는 2847억원을 적립하며 직전년도대비 각각 13.8%, 46.5%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연체율도 세 곳 모두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각 사 공시에 따르면, 연체율은 직전분기와 비교해 모두 올랐다. △KB국민카드 1.61%(2024년 4분기 1.02%) △신한카드 1.51%(2024년 4분기 1.06%) △현대카드 1.21% (2024년 4분기 1.08%)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2월 14일부터 적용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0.05~0.1%p)에 따른 후폭풍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추가 실적 악화가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은 원래 점차 인하되는 흐름이 있었고, 1분기 수익성 저하에 큰 원인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경기 악화로 인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늘었고 가계대출 허들이 높아지면서 연체율을 지속적으로 점검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하는 만큼 대손충당금을 확대 적립할 수밖에 없어 올해 1분기 실적이 흔들린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 지주계열 카드사, 1Q 실적 '희비'···우리·하나 '방긋', 국민·신한 '울상'
- 카드업계, '프리미엄 카드' 각축전···건전성·점유율 확대 '일거양득'
- 금리인하 기대감 커지는데···카드·캐피탈사 '먼나라 얘기'
- [톺아보기] 10년 만에 뒤바뀐 카드업계 '왕좌'···삼성-신한 희비 가른 변수는?
- '불황의 늪' 빠진 카드업계···연체율 오르고 실적은 뒷걸음질
- 신한카드, E9pay와 손잡고 국내 체류 외국인 전용 신용카드 출시
- "애플페이 도입, 카드사에 실익 적어···부담 비용 축소돼야"
- [신상품] 삼성카드 '삼성라이온즈카드'···입장권 등 50% 할인
- 삼성카드, 상반기 순이익 3356억원···전년比 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