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4대금융지주가 홍콩ELS 등의 악재를 상쇄하면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계열 카드사들은 업황 불확실성 요인으로 인해 실적이 엇갈린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845억원으로 전년동기(1391억원)대비 39.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실적회원과 카드이용금액, 영업비용 효율화로 총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0% 늘어난 255억원을 달성했다.
KB국민카드는 실적 하락의 이유로 가맹점수수료율 조정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와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KB금융지주가 은행 이익 확대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62.9% 오른 1조6973억원을 기록한 데 반해, 업황 악화와 비이자이익 감소로 실적 저하를 피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357억원으로 전년동기(1851억원) 대비 27.7% 줄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중 발생한 희망퇴직 비용과 추가 충당금 소멸 효과로 인해 직전분기(194억원)대비 순이익이 598.9%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3분기 대비 88.8% 줄어들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카드 취급액은 큰 폭 늘었지만 직전분기대비 대출 채권 처분익이 감소했고, 희망퇴직 비용이 늘어나는 등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타격이 컸다.
KB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신한카드도 지주사가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증권사 등의 계열사가 견조한 성과를 달성했지만, 카드사는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해 업황 악화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4883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1조3215원)에 견줘 12.6% 상승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328억원으로 전년동기(290억원) 대비 13.1% 늘었다. 직전분기(70억원)에 비교해도 크게 늘어난 양상이다. 우리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이 작년동기대비 24.6% 줄어든 데 반해 계열사 중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 기간 하나카드도 당기순이익 5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535억원) 대비 2.1% 성장했다. 직전분기(373억원)와 견줘도 31.68% 증가한 흐름이다.
지주 계열사들의 실적이 엇갈린 가운데, 향후 카드사들은 실적 상승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올해초부터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수익 저하가 불가피한데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악화돼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카드론 잔액도 확대되는 양상으로, 이자비용 감당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카드사 4곳 모두 올해 1분기 연체율이 악화됐다. 올해 3월말 기준 각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우리카드 1.87%(직전분기1.44%) △하나카드 2.15%(직전분기 1.87%) △신한카드 1.51%(직전분기 1.06%) △KB국민카드 1.61%(직전분기 1.02%)로 모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NPL)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동기간 기준 △우리카드 1.41% (직전분기 1.07%) △KB국민카드 1.32% (직전분기 1.07%) △하나카드 1.79% (직전분기 1.46%)를 기록했다. 지주사 실적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신한카드도 지난해 12월말 기준 NPL이 1.32%로 2023년(1.30%) 대비 0.02%로 늘었다.
이에 따라 확대된 대손충당금도 꾸준히 확대 적립한 양상이다. 금융감독원 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주 계열 카드사(KB국민·우리·하나·신한)의 대손충당금 실적립액은 총 6조6366억원으로 직전년도(6조5495억원)대비 1.3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실물 경기 둔화와 경기회복 지연에 따라 자영업자 폐업률 증가에 따른 개인사업자, 다중채무자와 과다채무자의 채무 상환부담이 증가하면서 연체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1분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소폭 악화됐다"며 "2월 14일자 기준으로 적용된 만큼 향후 분기에도 관련 여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건전성 개선과 함께 수익 방어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카드업계, '프리미엄 카드' 각축전···건전성·점유율 확대 '일거양득'
- 금리인하 기대감 커지는데···카드·캐피탈사 '먼나라 얘기'
- [톺아보기] 10년 만에 뒤바뀐 카드업계 '왕좌'···삼성-신한 희비 가른 변수는?
- [이벤트] 신한카드 어린이날 맞아 'SOL트래블 Day' 개최
- 우리카드, 고객 중심 경영 위한 '고객패널' 발대식
- '왕좌 탈환' 삼성카드, 1분기 실적도 순항 중···경쟁사, 충당금에 '발목'
- NH농협금융, 1분기 순익 7140억원···전년比 10.7%↑
- 'DSR 3단계' 시행 앞두고 카드사 전전긍긍···수익성-건전성 '딜레마'
- 우리카드, 전기차 충전 통합 할인플랫폼 기반 다자간 업무협약
- 우리카드, '카드의정석2' 출시···모든 가맹점서 1.2% 할인 제공
-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누적 환전액 4조 돌파
- '불황의 늪' 빠진 카드업계···연체율 오르고 실적은 뒷걸음질
- '최대 실적' 금융지주, 부실채권도 역대급···건전성 관리 '비상등'
- "애플페이 도입, 카드사에 실익 적어···부담 비용 축소돼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