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지난해 삼성카드가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업계 1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 10년간 왕좌를 지켜왔던 신한카드는 최근 건전성 악화 등으로 향후 실적 부진마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2007년 이후 카드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신한카드는 지난 2014년 삼성카드에 1위 자리를 넘겨줬는데, 당시엔 주식매각 등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작용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6206억원) 대비 7.8% 줄어든 572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7574억원으로, 2023년(8028억원)과 비교해 5.6% 감소했다. 희망퇴직금, 법인세 등의 일회성 비용에 따른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했다는 게 신한카드 설명이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당기순이익 66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6094억원) 대비 9.1% 늘었다. 영업이익은 8854억원으로 전년(8100억원) 대비 9%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의 순이익 감소는 일회성 요인으로 보이지만, 수익성 격차가 뚜렷하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법인세 비용은 1902억원으로, 전년(1813억원) 대비 4.90% 증가했다. 퇴직급여채무는 작년 12월말 기준 3378억원으로 전년동기(3180억원) 대비 6.2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법인세 비용이 전년(2016억7107만원) 대비 9.7% 늘어난 2234억1654만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동안 퇴직급여채무도 1772억원에서 1898억원으로 6.6% 증가했다.
경기침체 우려로 많은 금융사가 희망퇴직 비중을 늘려나간 흐름을 감안하면, 신한카드의 수익성 악화 우려를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건전성 흐름도 상이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신한카드의 1년이상 연체율은 1.73%로 전년(1.73%)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24년 6월말 기준 1.68%를 기록, 3월말(1.82%) 대비 확대폭을 줄여가다 4분기 1.73%로 돌아왔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의 1년이상 연체율은 작년 말 기준 1.08%로 직전년도(1.27%)에 견줘 0.19% 줄었다.
아울러 작년 신한카드의 대손상각비는 8720억원으로 전년(8167억원) 대비 6.3% 증가했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부실채권(NPL) 매각으로 대출채권매매이익 1650억원을 기록해 직전년도(1069억원)와 비교해 54.3% 늘어난 점을 보면 손실 규모가 커진 모습이다.
동 기간 삼성카드의 대손상각비는 지난해 7082억9700만원으로 전년(7921억3749만원) 10.5% 줄였다. 부실채권 매각을 진행하지 않아 별도 대출채권매매이익은 없었다. 충당부채도 2023년 531억7536만원에서 작년 527억9150만원으로 0.72% 축소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은 삼성카드가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해 올해 1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5% 상승한 2500억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삼성카드의 개인 신판 이용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가량 성장해, 업계의 신용카드 승인금액 평균 성장률을 크게 초과했다"며 "자산건전성 관련 불확실성이 크지만, 선별적 영업력 강화로 인한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경제 불확실성 요인으로 인해 카드론 잔액이 늘어나면서, 양사 모두 추후에도 건전성 관리에 힘을 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올해 2월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8조4827억원으로 1월말(8조4410억원)대비 0.49% 증가했다. 동기간 대환대출 잔액도 3440억원으로 1월말(1067억원)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환대출은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은데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라 차주의 향후 신용도 전망도 불안정해 건전성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카드의 1월 카드론 잔액은 6조1743억원으로 전월보다 줄었지만, 2월에는 2.3% 늘어난 6조319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대환대출 잔액은 1월 3383억원에서 2월 1242억원으로 63.2% 줄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해 2월 카드론 잔액 증가는 신학기 이사 수요 등 자발적인 금융서비스 이용이 늘어난 가운데 실수요자 금융 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중저신용자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한 영향을 받았다"며 "1월 카드론 잔액은 전월대비 감소세로 접어들어 2월에는 기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데다 가계대출 풍선효과로 인해 업계의 연체율 상승이 부각됐다"며 "경기가 안정화될 때까지 카드사의 건전성 우려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각 사들이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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