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애플페이 도입은 카드사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축소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애플페이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와 단말기 설치비용 등 사회적 비용 등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25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페이 서비스의 유로화 확대에 따른 카드사의 비용 부담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이 폐지된 데 이어 코로나가 맞물리면서 간편결제 이용 금액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국내 가맹점 수수료는 18년간 15차례 정도 인하하면서 카드사 비용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수수료율이 한계 상황까지 오면서 신용판매 부문에서는 자금 비용이 수익보다 큰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간편결제 시장 활성화 이후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이 나날이 확대된다고 우려하면서, 빅테크 및 페이사들의 시장 진출이 카드사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순이익 방어를 위한 방안이 인력 구조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적격비용 산출제도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2023년 기준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수수료율은 가맹점 수수료보다 많게는 4배까지 높다"며 "시장에 진출을 하려면 진출하려는 업체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들어와야 하는데, 오히려 돈을 받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플페이 국내 도입으로 인해 카드사의 이용실적이 증가해 시장 확대를 기대해 볼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카드사가 유의미하게 얻어갈 이익은 크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애플페이 도입을 위해서는 단말기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현재 NFC 단말기 보급률이 전체 가맹점의 약 10%인데, 400만개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전체 비중의 10%가량이 보급된 상태로 86억원 정도의 비용이 투입됐고 소상공인 입장에서도 단말기 교체 비용으로 약 20만원 정도를 투자해야 해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신용판매 수익성 감소와 카드사의 비용 효율화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서 교수는 "최근 카드사들의 비용 절감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총자산이익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신용판매 카드 일시불 거래나 할부거래와 관련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적격비용 제도 도입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높은 조달비용에 따른 부담이 신용판매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반면 카드론 수익은 지난해 기준 직전년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카드론이 역대급 수치를 경신하고 있어 신용판매 악화를 카드론으로 보전 받는 형국인데도 전체 수익성이 더 나빠진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이 같은 카드론 증가세가 카드사들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가속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 교수는 "2020년 팬데믹 이후 신용카드 이용액은 늘었지만 증가율은 감소하고 있다"며 "여러가지 카드사가 비용 절감을 할수록 신용카드 증가율이 둔화되는 추세다. 민간 소비가 2022년 2분기 이후에 10분기 연속으로 계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서 교수는 카드사가 비용 효율화를 달성하기 위해 △조달 수단의 다원화를 통한 조달원 편중 이용 최소화 △신용등급 개선을 통한 발행금리 조정 △PLCC 카드 활성화 등을 통한 판매관리비 절감 등을 제시했다.
이어 문장현 VISA코리아 전무는 '카드사 해외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VISA의 협력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문 전무는 "해외 결제 서비스는 카드사 사업 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해외 결제를 많이 하는 고객일수록 카드사에 유리한 프리미엄 고객으로, 국내 신용판매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 해외 서비스는 카드사의 수익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