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이인호 한국무역협회(KITA) 부회장(왼쪽)과 돈 바이어미국 버지니아주 하원의원(민주당)이 한미 통상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이인호 한국무역협회(KITA) 부회장(왼쪽)과 돈 바이어미국 버지니아주 하원의원(민주당)이 한미 통상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한국무역협회(KITA)가 미국 워싱턴 D.C.를 찾아 반도체, 배터리,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산업 현안을 놓고 미국 행정부와 의회 인사들을 상대로 '통상 아웃리치(비영리단체가 봉사·지원에 나서는 활동)'에 나섰다. 미국이 이달 초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한 이후, 한국 산업계가 직접 나선 첫 민간 대응이다.

무역협회는 14일부터 17일(현지시간)까지 이인호 상근부회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파견했다. 이번 방미에는 반도체, 배터리, 철강, 조선, 원전 등 전략산업을 대표하는 협회·단체 임원들이 대거 동행해, 산업계의 목소리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

대표단은 미국 상무부, 연방의회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및 공급망 기여를 강조하며, 미국 정부가 예측 가능한 통상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반도체와 조선, 원전 등에서 양국 간 협력이 긴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경제안보 연대를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방미단은 헤리티지재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주요 싱크탱크를 찾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감안한 미국 통상정책의 향방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미 의회 인사들과의 면담도 활발히 이뤄졌다. 민주당 소속 돈 바이어 하원의원(세입위원회)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와 고용 창출이 미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의회 차원에서 더욱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산업계는 이번 아웃리치에서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25% 관세를 부과 중인 철강과 자동차, 그리고 조사가 진행 중인 반도체, 핵심광물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 한국철강협회, 반도체산업협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배터리산업협회 등은 미국의 첨단 제조 생태계 조성에 한국 기업들이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관련 조사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인호 부회장은 "이번 방문은 우리 산업계가 통상 현안을 놓고 미국 측과 직접 소통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미국 측도 다양한 산업계 대표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한국의 입장을 더 폭넓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업종별 협단체와 긴밀히 협력해 변화하는 통상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