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독일의 파생상품거래소인 유렉스(Eurex)와 연계해 거래됐던 국내 선물·옵션 야간 거래가 14년만에 한국거래소(KRX)의 자체 야간 시장에서 거래된다.
거래 구조가 KRX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유렉스 연계 거래를 잇따라 종료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은 '유로스톡스 50 지수선물(Euro STOXX 50 Index Futures)'을 오는 5월 19일부로 상장폐지한다. 이는 해당 상품이 연계된 유렉스(EUREX)와의 연계거래 서비스 종료에 따른 조치다.
상장폐지에 따라 최종거래일은 5월 16일로 변경된다. 거래 종료 대상은 2025년 6·9·12월물, 2026년 3·6·9·12월물, 2027년 3월물까지 총 8개 결제월물(스프레드 상품 포함)이다. 해당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의 경우 최종거래일인 5월 16일까지 보유 포지션을 정리해야 한다. 해당 기한 내 미정리된 포지션은 최종결제일에 자동으로 청산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번 조치는 한국거래소가 오는 6월 9일부터 자체 야간 파생시장을 개설함에 따라 시행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2015년부터 유럽 최대 파생상품거래소인 독일 유렉스(Eurex)와 연계해 야간 거래를 운영해 왔다. 이를 통해 국내 투자자들은 유럽시장이 열리는 시간대에 코스피200선물, 달러 선물 등 KRX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의 정규 거래(주간거래)와 다른 계좌를 사용하고 유렉스 회원사를 통해 참여하는 등 거래에 불편이 존재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거래 불편을 해소하고 회원의 비용 절감과 시장 운영 안정성 강화 등을 위해 자체 야간시장 개설을 추진에 나섰다.
이에 따라 유렉스에 상장된 KRX 기반 파생상품(코스피200 선물·옵션, 달러 선물 등)의 거래는 6월 4일(한국시간 오후 6시~다음날 오전 4시)을 끝으로 종료된다. KRX 야간거래는 유렉스 연계거래를 대신해 6월 9일 오후 6시부터 개장되며, 호가접수는 오후 5시40분부터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야간시장이 개설되면, 유렉스 연계 거래 상품인 5개에서 코스닥150 선물, 미니코스피200 옵션, 코스닥150 옵션, 3년 국채선물, 10년 국채선물 등 5개 상품을 신규 추가 된 총 10개의 KRX 대표상품이 상장된다. 거래시간도 1시간 연장돼 오후 6시부터 오전 5시까지 거래가 가능해진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야간시간 동안 해외시장 이벤트에 대해 실시간으로 헤지(위험 회피)할 수 있는 기회를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정규 거래와 동일한 거래 절차 및 방법을 적용해 투자자들의 불편 사항을 해소했다"며 "해외투자자의 경우, 해외 주간 시간에 KRX파생상품을 쉽게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시장 주체가 유렉스에서 한국거래소로 변경됨에 따라, 거래 안전성이나 국내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거래 플랫폼 내에서 일괄적으로 이용이 가능해진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하면서 운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동성 확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 거래소와 연계가 종료됨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국내 수요에만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야간 시장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건 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야간시장이 KRX 중심으로 재편되는 만큼 초기 적응 기간은 불가피하며, 유동성 확보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선 기존 상품의 포지션 청산, 신규 주문 제한 등 충분한 설명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며 "시장이 자리 잡기 위해선 단순히 물리적인 거래 시간을 늘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유치 전략이나 글로벌 상품 확장성 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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