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호텔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인수를 본격화함에 따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에 따라 산하 LCC 3개사도 하나로 통합될 예정이라서 9개사가 난립하던 시장이 절반 이하로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은 지난 22일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경영개선을 요구하고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 및 주주제안을 전달하는 등 경영참여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대명소노그룹은 지난 20일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에게 경영진 전면교체, 티웨이항공 안정적 운영을 위한 유상증자 요구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요구서를 발송했다. 이 요구서에는 "티웨이항공은 항공안전감독에 따른 높은 개선지시비율로 미루어볼 때 항공안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연쇄적인 행정조치에 따른 과태료 부과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명소노그룹은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오는 3월로 예정된 제22회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주주제안을 통해 신규 이사 선임에 대한 의안 상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안정적 운영전략 수립과 재무 구조 개선을 꾀할 방침이다. 현재 티웨이항공 경영진은 7명(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으로 이중 사내이사 2명(대표이사 포함), 사외이사 2명 임기가 오는 3월 31일부로 만료된다.
따라서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4명의 이사들에 대한 연임 또는 신규 선임을 결정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 정관에 따르면 이사 신규 선임은 정기주주총회 출석주주의 과반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정해진다. 대명소노그룹이 소액주주 대다수를 포섭할 수만 있다면 티웨이항공 이사진 과반수 확보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달 기준 티웨이항공 최대주주는 티웨이홀딩스와 예림당으로 합산 30.06퍼센트(%)의 지분을 갖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2대주주로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16.77%)과 계열사인 대명소노시즌(10%)를 통해 지분 26.77%를 확보 중이다. 업계는 양측 간 지분 보유 차가 3.29%포인트에 불과하기에 대명소노그룹이 자금력을 동원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면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티웨이항공이기에 대명소노그룹의 추가 투자를 내심 바라고 있을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 재무 구조 개선과 시장 경쟁력 강화, 브랜드 이미지 개선 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 과정에서 유럽 4개 노선(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을 이관받았으나, 기재 부족, 유럽 노선 경험 부족, 과도한 인력 확충 및 티켓 할인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밴쿠버 등 장거리 노선 신규 취항 준비, 인천공항 정비시설 개발사업 추진 등도 자금 압박을 더하고 있는 상황.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티웨이항공 현금성자산은 2100억원, 순차입금은 2000억원 수준으로 안정적이나, 유럽 노선 수익성 부진과 신규 기재 도입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올해 현금흐름은 악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명소노그룹은 또 다른 LCC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인수에도 나선 상태다. 지난해 10월 에어프레미아 지분 22%를 보유한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 지분 50%를 581억원에 확보하면서 올해 6월 해당 펀드의 잔여 지분 50%를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도 챙긴 것이다.
이에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모두 가져간다는 가정 하에 양사를 합병한 거대 LCC를 만들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두 업체가 합쳐지게 되면 항공기 43대(티웨이항공 37대, 에어프레미아 6대)를 보유하게 돼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41대)을 뛰어넘게 된다.
대명소노그룹 주도 아래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결합할 경우 가장 강력한 경쟁사로는 대한항공 산하 통합진에어가 꼽힌다. 2년 내 진에어(31대), 에어부산(21대), 에어서울(6대)이 하나가 되면 보유 항공기 수가 58대로 늘어나서다. 박병률 진에어 대표가 "광범위한 네트워크, 최첨단 기단 등을 통해 LCC 선두주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변수는 항공기 15대를 보유한 이스타항공이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만큼 언젠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이 매물로 나오면 제주항공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본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지난해 7월 임직원 대상 CEO 메시지에서 "향후 사모펀드가 LCC에 들어간 투자금을 회수하는 시점이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문해서다. 대명소노그룹, 통합진에어 모두 내부 통합에 골두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보탠다. 증권가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경쟁력을 제고하려면 네트워크 확장과 기단 확대가 절실하다"며 "안전 강화에 역량을 기울이는 와중에도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잘 포착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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