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유동성·건전성 관리 주문···하위 카드사 '난색'
당국, 유동성·건전성 관리 주문···하위 카드사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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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유동성비율 328%, 88%p↓···하위 3사는 200%대
롯데·우리 90일 커버리지비율 100% 하회···유동성 우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금융당국이 카드사를 대상으로 유동성 관리를 주문했다. 비우호적 업황 속 카드사들의 유동성 비율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하위 카드사들의 유동성 비율이 타사 대비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의 평균 원화유동성비율은 327.81%로 전분기 대비 88.26%포인트(p)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60.05%p 떨어졌다.

유동성비율이란 잔존만기가 3개월 이내인 부채에 대해 지급할 수 있는 자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나타낸 지표다. 해당 비율이 낮을수록 재무적 안정성이 취약하다는 의미가 된다.

2022년 말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7개사의 유동성 비율은 400%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됐고, 카드사들의 채무구조가 단기화되면서 3분기 들어 유동성비율이 급락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지난 16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여전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수신 기능이 없는 업권의 특성상 유동성 리스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건전성 관리에 힘 써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제는 자산규모가 적은 하위 3개사의 유동성 비율이 상위 4개사 대비 크게 낮다는 점이다. 7개사의 유동성 비율을 살펴보면 삼성카드의 유동성 비율이 432.31%로 가장 높았으며, △현대(374.09%) △KB국민(342.66%) △신한(315.7%) 등도 300%를 웃돌았다.

반면 △우리(281.59%) △롯데(275.91%) △하나(272.41%) 등 하위 3개사의 경우 200%대의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롯데카드 유동성비율은 전분기 대비 140.33%p나 급락했으며,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도 각각 72.04%p, 51.51%p씩 악화됐다.

90일 커버리지 비율로 보면 양극화는 더욱 심해진다. 90일 커버리지비율이란 90일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부채 대비 즉시 가용한 유동성 자산의 비율로, 해당 금융사의 단기 유동성 리스크를 나타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7개사 평균 90일 커버리지 비율은 164.57%로, 전년 동기 대비 7.65%p 하락에 그쳤다.

반면 롯데카드와 우리카드의 90일 커버리지 비율은 1년새 30.8%p, 77.75%p씩 하락한 76.1%, 69.1%로 평균치를 크게 하회했다. 하나카드만은 114.5%로, 전년 대비 29.86% 상승하는 개선세를 보였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유동성 비율이 2021년부터 하락 추세다. 규제비율을 모두 상회하고 있지만, 기업별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별로 비우호적 업황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업황이 좋지 않고,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여신사의 유동성 확보는 필수 요소"라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유동성 비율 하락세가 일시적 현상일 뿐, 유동성 리스크로 불거질 수위가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작년 3분기 유동성 지표가 업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차입만기 등이 일시적으로 몰렸을 수 있다"며 "과거 레고랜드 사태 당시 단기 발행한 차입부채의 만기가 돌아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해당 비율을 준수하는 게 좋지만, 낮아진다고 해서 바로 유동성 리스크로 연결되진 않는다"며 "리파이낸싱 문제가 큰 상황이면 유동성 리스크로 직결되겠지만, (현재 시장 상황을 보면) 즉시가용 유동성 외에도 차환으로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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