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경쟁에 은행권 예대금리차 축소···토스뱅크 '나홀로' 확대
조달 경쟁에 은행권 예대금리차 축소···토스뱅크 '나홀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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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중저신용대출 확대 영향···비중 40% 돌파"
농협銀, 5대은행 중 예대금리차 최대···3개월 연속 1위
토스뱅크 사옥 (사진=토스뱅크)
토스뱅크 사옥 (사진=토스뱅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채 발행이 막힌 은행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예금금리를 앞다퉈 올린 영향으로 지난달 가계부문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차이)가 대부분 축소된 가운데 인터넷은행 토스뱅크 홀로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5대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다.

은행연합회가 21일 소비자포털에 공개한 10월 한 달간의 은행 예대금리차 공시에 따르면 가계부문 예대금리차가 공시되는 국내 은행 17곳 중 16곳의 예대금리차가 전월보다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곳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크게 늘린 토스뱅크가 유일했다.

토스뱅크의 지난달 가계부문 예대금리차는 5.37%p(포인트)로 전월(5.07%p)보다 0.3%p 확대됐다. 토스뱅크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지난 8월 4.76%p에서 9월 5.07%p, 10월 5.37%p로 확대되는 추세다.

토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을 대폭 늘린 데다 수신상품 라인업이 다양하지 않았던 탓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중저신용 대출(KCB 850점 이하·잔액 기준) 비중은 지난 19일 기준 40.1%로 집계됐다. 제1금융권에서 중저신용 대출이 40%를 넘어선 것은 토스뱅크가 처음이다. 통상 중저신용자 대출은 금리가 높기 때문에 많이 취급할수록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예금금리 산정에 반영되는 수신상품이 많지 않은 점도 토스뱅크의 예대금리차 확대에 영향을 줬다. 토스뱅크의 수신상품은 파킹통장인 '토스뱅크 통장(금리 연 2.3%)'과 최고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키워봐요 적금' 등이 있다. 이 중 예금이 아닌 수시입출금 상품인 토스뱅크 통장은 예대금리차 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 또 지난 6월 출시된 키워봐요 적금의 경우 적금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탓에 이번 예대금리차 공시에 반영되지 않았다. 고금리 수신상품이 예금금리로 인정되지 않으면서 전체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전 은행권 중 압도적인 중저신용자 비중으로 중저신용 고객이 주 고객일수록 가계대출금 상승에 영향이 있다"면서 "수신잔액의 대부분이 요구불예금에 있는 점, 적금상품인 '키워봐요 적금'은 6개월 만기 시점에 우대금리 4%가 적용되는데,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를 제외한 전 은행의 가계부문 예대금리차는 전월 대비 크게 감소했는데, 이는 자금조달을 위한 예금금리 인상 경쟁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금리인상,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등의 영향으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은행권에 은행채 발행 자제를 주문했다. 안정적이면서 고금리인 은행채가 시중자금을 대거 흡수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예금금리 인상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은행들이 1%p까지 예금금리를 올리면서 최근 시중은행 정기예금(1년만기) 금리가 연 5%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달 예대금리차 축소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농협은행이었다. 농협은행의 지난달 가계 예대금리차는 1.60%p로 전월(1.90%p)보다 0.3%p 축소됐다. 다만 △신한은행 1.07%p △하나은행 0.99%p △우리은행 0.98%p △국민은행 0.7%p 중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전체 예대금리차(가계+기업)에서도 농협은행은 1.54%p로 △국민은행 1.21%p △신한은행 1.11%p △하나은행 1.11%p △우리은행 1.03%p 중 가장 컸다.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도 농협은행이 1.56%p로 가장 컸고, 그 뒤를 △하나은행 0.94%p △신한은행 0.89%p △우리은행 0.77%p △국민은행 0.67%p 등이 이었다.

농협은행의 경우 3개월 연속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예대금리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예대금리차가 높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이자장사'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거둬들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농협은행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금리가 낮은 정부의 만기 6개월 미만 단기성 정책자금을 취급하는 특수성에 따라 상대적으로 예대금리차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체 19개 은행으로 확대할 경우 가계부문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전북은행으로 6.72%p를 기록했다. 전북은행은 은행 예대금리차가 시작된 지난 8월부터 연속 3회 가계부문 예대금리차 1위 은행을 차지했는데, 금리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많이 취급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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