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전자결산①] 반도체 코로나 특수 지속···美·中 갈등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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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호황···예고된 '혹독한 겨울'은 길지 않을 전망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에 미-중 간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경쟁 심화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삼성전자 업계 최선단 14나노 DDR5 D램, SK하이닉스 HBM2E D램 본격 양산의 주역들,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열린 '테일러시 제2파운드리 공장 투자 발표' 기자회견에서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확장팹 준공식. (사진=각 사)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삼성전자 업계 최선단 14나노 DDR5 D램, SK하이닉스 HBM2E D램 본격 양산의 주역들,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열린 '테일러시 제2파운드리 공장 투자 발표' 기자회견에서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확장팹 준공식.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산업계는 물론 전자업계를 강타한 한 해였다. 

반도체 산업계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호황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등 공급 부족 현상도 지속하며 변동성이 컸던 한 해다. 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경쟁이 보다 심화했다. 영향권에 놓인 우리 기업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기업들은 대규모 인수·합병(M&A)과 투자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출품목인 메모리 반도체는 재택근무, 온라인 학습 등 비대면 수요의 증가로 인해 호황을 누렸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체 실적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4조원을 넘어서며 2018년 4분기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늘고 제품 원가가 상승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선 D램 가격이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쏟아졌다. 지난 8월 미국 글로벌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Memory, winter is coming)'라는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넘으며 업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보고서가 나온 직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기도 했다.

실제 D램 가격은 3분기 정점을 찍고 4분기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메모리 업황 둔화는 우려만큼 크지 않았다. 시장에선 내년 1분기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 서서히 올라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내 증권가도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업황의 부진이 예상보다 길지 않을 것이며 추가 악재도 없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면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패권 경쟁이 발발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 조 바이든 정부 측은 반도체 공급망 복원을 선언한 이후 자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설립 투자 유치, 공급망 확대를 요구하며 제조사들을 압박했다. 이에 파운드리 업체들은 고객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 증설,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총 170억달러(약 20조원)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제2의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TSMC는 120억달러(약 14조2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2024년 말 양산에 돌입한다. 인텔도 200억달러(약 24조원)을 들여 애리조나주에 두 개의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최근 중국 반독점 당국의 승인이 완료되면서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인텔이 보유한 자산(낸드 SSD 사업과 중국 다롄 팹)을 양수하는 데 필요한 1단계 절차를 마무리했다.

지난 9월에는 상무부 차원에서 반도체 수요·공급 업체들을 대상으로 공급망 관련 논의를 위한 회의에서 이들 기업에 판매·재고량, 고객, 공급 확대 방안 등 주요 정보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기업 중 삼성전자는 고객정보와 재고량 등 내부적으로 민감한 내용은 제외하는 동시에 제출 자료 모두 일반에 공개되지 않도록 기밀로 표시했으며 SK하이닉스 또한 민감한 자료는 제외하고 일부 자료를 기밀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제재에도 불구하고 자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기조다. 업계에서는 내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각국의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갈등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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