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국민은행, 알뜰폰 약진···마케팅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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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자회사 이어 KB도 마케팅 경쟁 합류
대기업 시장 쏠림 가속화···"혁신금융 취지 살려야"
KB 알뜰폰 (사진=KB국민은행 홈페이지 캡처)
KB 알뜰폰 (사진=KB국민은행 홈페이지 캡처)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KB국민은행이 알뜰폰 마케팅을 강화하며 시장점유율을 늘리자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과 중소사업자 보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마저 가격 중심의 마케팅 경쟁에 합류하며 중소사업자들 설자리가 비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서비스 ‘KB리브엠’은 올해 4월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샌드박스) 지정기간을 2년 연장 받은 이후 가입자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노조와의 갈등으로 인해 서비스 연장이 불투명했던 1분기에는 월평균 5700여건이었던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건이 9월에는 약 1만6600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더해 10월에는 쿠팡과 제휴해 아이폰13 단말에 최대 22만원의 혜택과 도매대가 이하의 파격적인 요금할인을 앞세워 3만개에 육박하는 판매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알뜰폰 시장은 이동통신 자회사들의 막강한 자본력과 마케팅 파워를 이용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경쟁 결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자회사로의 알뜰폰 가입자 쏠림 방지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 금융그룹인 KB국민은행의 과열 마케팅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 설 자리를 더욱 비좁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KB리브엠은 LTE 11GB 무제한 요금제를 도매대가 3만3000원보다 낮은 1만9900원에 실판매하고 있다. 

또한, 이달 들어서는 국내 최대 커머스 플랫폼인 쿠팡과 함께 아이폰13 출시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아이폰13 단말을 쿠팡에서 구매하고 KB리브엠 요금제에 가입하면 17만원의 쿠팡캐시를 제공한다. 추가로 친구를 추천하면 최대 5만원 신세계 모바일 상품권까지 증정한다. 

이에 중소 알뜰폰 사업자인 A씨는 “이동통신 자회사에 이어 KB국민은행까지 마케팅 경쟁에 가세해 알뜰폰 가입자를 쌍끌이 하는 실정이라며, 대기업의 시장 참여를 제한해 중소사업자들이 상생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통통신사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KB국민은행의 쿠팡과 제휴한 자급제 단말에 대한 과도한 혜택은 결국 이동통신 대리점들이 수십년간 애써 모아온 가입자를 대기업이 가로채는 것으로 방통위 등 규제기관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KB국민은행의 사업이 본질적으로 혁신금융서비스의 취지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란도 제기된다.

카드 사용량이 많고, KB국민은행 통장을 이용해 자동 납부를 하는 고객들에게 통신 요금을 할인해 주거나, 새로운 단말기를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고가의 사은품을 제공하는 마케팅이 정부에서 인가한 혁신금융의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측은 자사의 사업이 중소알뜰폰 사업자와의 경쟁을 벌이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KT, SKT, LGU+ 등 거대 통신사업자들과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확대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신규 가입자의 90% 이상이 대기업 통신사로 부터 이동되어, 고객들의 통신비 절감효과를 안겨 주고 있다"며 "통신과 금융의 결합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홍보부족으로 알뜰폰을 잘 모르거나 막연히 이동통신사 보다 품질이 떨어진다고 오해하는 일반 소비자의 인식 개선을 위해 지난해 옛 서대문지점의 공간을 제공해 '알뜰폰 스퀘어' 운영을 시작했다"며 "KB국민은행이 알뜰폰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활동에 앞장선 것도 알뜰폰 전체 생태계를 위한 노력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신규판매 기준 알뜰폰 점유율(10월)은 KT엠모바일(21%)에 이어 KB금융이 16%(2위)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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