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대에 '우뚝'···'뉴 스페이스' 시대 연다
누리호, 발사대에 '우뚝'···'뉴 스페이스'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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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 예정일 하루 전날일 20일 오전 11시 30분경 발사대에 기립됐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 예정일 하루 전날일 20일 오전 11시 30분경 발사대에 기립·고정됐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발사 예정일을 하루 앞둔 20일 수직으로 일어서는 '기립'을 완료했다. 누리호의 발사가 임박하면서 민간이 우주 산업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로의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부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20분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 종합 조립동을 출발했다. 이어 발사패드까지 수평 이송된 누리호는 준비 과정을 거쳐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발사대에 세워지는 한편 고정작업까지 완료됐다.

오후에는 누리호에 전원 및 추진제(연료, 산화제) 등을 충전하기 위한 '엄빌리칼(Umbilical, 탯줄)' 타워 연결과 기밀 점검등 발사 준비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21일 발사 시각은 기상 상황과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고려해 정해진다. 오후 4시가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정확한 시각은 발사 약 1시간 30분 전에 공개된다.

정부와 업계는 이번 누리호 발사가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를 향한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누리호 발사에는 기술 국산화를 위해 무려 300여개 국내 기업이 개발의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한화, 한국항공우주(KAI), 현대로템, 현대중공업 등이 누리호 사업에 참여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KAI는 2014년부터 누리호 사업에 참여하며 누리호 체계 총조립을 맡았다. 300여개 기업이 납품한 제품 조립을 총괄하는 역할이다. 누리호 1단 연료탱크와 산화제 탱크도 제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엔진, 터보펌프, 시험설비 구축 등에 참여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납품한 '75톤 액체로켓 엔진'은 누리호의 핵심 부품으로, 발사체가 중력을 극복하고 우주궤도에 도달하는 동안 극한 조건을 모두 견뎌 낼 수 있도록 제작됐다. 앞서 한화는 19~23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서울 ADEX 2021' 전시회에 75t급 액체로켓 엔진을 일반에 공개하기도 했다.

누리호 연소 시험은 현대로템이 진행했고, 발사대는 현대중공업이 제작했다. 이외 두원중공업, 에스앤케이항공, 이노컴, 한국화이바 등 수많은 우주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도 누리호 사업에 함께 하며 기술력을 쌓았다.

이번 누리호 발사는 국내 고유 기술로 개발된 발사체라는 점을 통해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경쟁력이 한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연구·개발(R&D) 중심의 우주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우주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높다. 민간 우주 시대를 맞아 국내 우주기업들이 점유해나갈 산업 분야 역시 확대될 수 있다는 게 항공우주업계의 전망이다.

정부 역시 발사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함으로써 민간 기업들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글로벌 우주기업인 버진 갤러틱, 블루 오리진, 스페이스X는 올해 들어 모두 민간 유인 우주 비행에 성공하면서 우주여행 시대를 열었다. 미국 정부가 중심이 돼 추진했던 우주개발 산업이 이제는 민간의 영역으로 상당부분 전환되면서 뉴 스페이스로의 진입이 시작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누리호 발사 역시 국내 우주 산업의 패러다임을 뉴 스페이스로 바꾸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누리호 발사체 성공을 계기로 우주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우주 분야 민간 수요가 증가할 때까지 공공 수요 진작을 통해 우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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