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조선업계가 13년만에 상반기 역대 최대 수주량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후판가 인상 등으로 인해 2분기 '어닝쇼크(실적충격)'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Research)가 예상한 2분기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모두 대규모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1위 한국조선해양은 영업손실 1913억원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매출액도 지난해 동기 대비 감소한 3조78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삼성중공업 또한 영업손실 13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이은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추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영업손실 583억원으로 적자전환,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8.4%나 급감한 1조4069억원이 제시됐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해도 증권가에서는 조선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부터 회복해 최소 7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해 극심한 수주 가뭄을 겪었으나 올해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친환경 선박 발주가 급증하면서 13년만에 상반기 기준 최대 수주량을 달성하는 등 수주 풍년을 맞고 있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은 이달 15일 아시아 소재 선사로부터 총 4571억원 규모의 LNGC 2척을 수주함에 따라 단 6개월만에 조기 달성(152억 달러, 102%)에 성공했다. 목표 초과 달성을 한 시기는 2018년도 이후 3년만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또한 각각 71%(수주 목표 91억 달러 가운데 65억 달러), 80%(77억 달러 가운데 61억3000만 달러)로 끌여올렸다.
그러나 최근 후판 등 철강재 값이 인상되면서 예기치 못한 충당금 설정으로 최소 3000억~5000억원대의 적자가 예고됐다. 조선사들은 후판 가격 인상으로 예정원가 변화가 예상되면 예상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설정하는데 이는 자연스레 실적에 반영, 어닝쇼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양 업계는 하반기 후판가격을 두고 또 다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포스코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더이상 손실을 감내할 수 없다며 하반기 후판 공급가를 2배 이상 높인 115만 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들은 후판이 선박 전체 건조 비용의 20% 정도 차지한다는 점을 근거로, 가격 인상 시 빅3에 미치는 비용 부담이 1조6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예상치를 수정하지 않은 증권사들이 다분해 평균 예상 이익 전망치는 추가 하향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조선사들은 주로 헤비테일(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형태의 계약) 방식으로 장기 건조계약을 맺기에 지금 수주를 많이 따낸다고 해도 실적에 반영되기까진 1~2년이 소요된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한다.
KB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후판 등 원자재가격 급등 영향으로 조선사 2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크게 하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국조선해양은 오는 21일 콘퍼런스콜을 열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다음 달 발표가 예정됐다.
한 주요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주 초과달성에 따른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3분기까지는 어닝쇼크가 지속 이어질 것"이라며 "후판가 협상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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