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IPO 시동거는 LG CNS, 기업가치 극대화 관건은?
[초점] IPO 시동거는 LG CNS, 기업가치 극대화 관건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년새 기업가치 3조→7,5조 '껑충'
장외주식 시총 기준 삼성SDS의 절반 수준
"밸류업 위해 그룹매출 의존도 탈피해야"  
LG CNS 마곡 사옥. (사진=LG CNS)
LG CNS 마곡 사옥. (사진=LG CNS)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내 IT(정보통신) 서비스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비상장을 유지해 왔던 LG CNS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고 알려졌다. 투자금융(IB) 업계의 이목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LG CNS의 행보에 쏠려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삼성SDS, SK(SK C&C와 합병) 등 IT 서비스 상장사들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장외 기업인 LG CNS의 기업가치 역시 상당히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종가 기준 LG CNS의 장외시장(증권플러스) 거래 가격은 주당 8만8000원으로 3만원 후반대에 머물렀던 1년전과 비교해 두배 이상 급등했다. LG CNS의 발행주식이 약 8719만주라는 점에서 현재 시가총액은 7조6730억 수준이다.

지난 2019년 (주)LG는 LG CNS에 대한 보유지분 84.95% 가운데 약 35%를 사모펀드인 맥쿼리PE에 매각했다. 매각 후 (주)LG의 LG CNS에 대한 지분율은 49.05%로 대폭 낮아졌다. 당시 지분 35%의 가치가 1조19억원 수준으로 평가된 점을 감안하면, 이 회사의 지분 100%의 가치는 3조원 안팎이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약 2년새, 좀 더 정확하게는 2020년초까지는 LG CNS의 기업가치가 3조원대에 제자리 걸음을 하다가 최근 1년 사이 두배 이상 고공행진을 이어왔다고 볼 수 있다. 

PER(주가수익비율)을 기반으로 추정할 경우 13일 종가 기준 삼성SDS의 32.11, 현대오토에버의 45.56를 근거로 삼을 수 있다. 작년 LG CNS의 당기순이익 1665억원을 적용해 PER로 환산하면, 최대 7조5857억원의 기업가치 추산이 가능하다. 이는 LG CNS의 장외주식 시총과도 비슷한 수준이지만, 삼성SDS의 시총 14조2375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IB업계는 LG CNS가 상장시 기업가치(밸류)를 최대한 높게 평가받기 위한 최대 관건은 전통적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 틀을 얼마나 탈피할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삼성SDS, SK C&C와 마찬가지로 LG CNS 역시 그룹 내부거래로 성장해 온 태생적 구조를 여전히 갖고 있다.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LG CNS의 매출 1조9036억원 가운데 LG그룹내 기업들로부터 발생한 내부거래 규모는 1조9036억원에 달한다. 비율로 환산하면 63.1%다. 지난해 국내 경쟁사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80%를 웃돈 곳도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는 없다. 그러나 (주)LG가 LG CNS 지분 35%를 매각한 2019년과 내부거래 비중이 50%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비중이 커졌다. 

IT 업계 일각에서는 (주)LG의 LG CNS 지분 매각이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서 규제하고 있는 일감몰아주기(대주주 일가 20% 이상,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 50% 이상 보유시 일감몰아주기는 증여세 과세 대상) 규제를 벗어나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점에서 맥쿼리PE로 지분 35% 매각 이후 오히려 내부거래 비중을 더욱 확대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처럼 LG CNS가 계열사 매출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대기업 SI업체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상장 무렵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전통사업을 넘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제시하기 위해선 2대주주인 맥쿼리와의 시너지가 적극적으로 나타나야 한다는게 IT 및 IB 업계의 중론이다.

2019년 11월 맥쿼리PE를 지분 35%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할 당시 (주)LG는 보도자료를 통해 "맥쿼리PE는 거래 가격 외에도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와 스마트 물류·인프라 투자로 축적한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LG CNS의 사업경쟁력 강화, 중장기적 성장 방향 등 경쟁력 있는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며 우선협상자 선정 이유를 밝힌바 있다. 호주에 기반을 둔 맥쿼리 PE는 그간 영국 통신업체 KCOM, 덴마크 통신업체 TDC 같은 ICT 기업에 투자를 확대해 왔다는 점에서, 단순 재무이익보다 좀 더 심층적인 사업 시너지를 추구하는 전략적 투자자쪽에 가깝다는 평가도 받았다. 

모회사인 LG그룹의 지분율이 낮아진 이후 LG CNS는 계열사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역량 확보에 주력함으로써, 2021년까지 아시아·태평양 클라우드 SI 사업자 가운데 3위 이내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기도 했다. 2018년 대한항공으로부터 2000억 규모 클라우드 사업 수주를 따낸 이후 금융쪽으로도 사업 분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업계 기대감도 높아졌다. 그러나 이후 굵직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LG화학,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그룹내 계열사들이 IT시스템을 대대적으로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어 계열사 매출 의존도가 한층 더 높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단, 금융분야에서 굵직한 신규 수주를 연이어 성사했다는 점과 클라우드 역량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및 협력체계 구축 그리고 구광모 LG 회장의 리더십 등이 LG CNS의 밸류업에 있어 긍정적 요인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LG CNS는 그간 NH캐피털 차세대, 동양생명 IT아웃소싱, 국민은행 정보계 및 데이터 허브 구축, 국세청 빅데이터 구축사업 등 금융·공공 분야에서 굵직한 수주를 성사시킨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토스뱅크 IT시스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등의 수주에 성공했다. 2019년 클라우드 전문 기업 오픈소스컨설팅을 인수한데 이어 메가존클라우드, 슬라럼, 엠보닉스, 서비스나우 등 글로벌 주요 클라우드 기업과 협력체계도 구축했다.

계열사간 매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구 회장의 강한 의지 역시 LG CNS의 가치 평가를 높이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구광모 (주)LG 회장은 2018년 6월 취임 이후, 일감 몰아주기 요소를 차근차근 해소해 왔다. 기업 내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무를 대행하는 서브원 지분 60%(6020억원)를 매각했고, 물류업체 판토스는 오너 일가의 보유 지분 전량(19.9%)을 미래에셋증권(당시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했다. 2017~2019년 3년 동안 LG CNS의 내부거래 비중은 해마다 65.7%, 64.6, 59.3%로 줄었다. 상장에 앞서 LG CNS의 매출 다변화를 위한 구 회장의 리더십이 한번 더 발휘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