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재계와 릴레이 회동···커지는 '이재용 사면' 요구
文정부, 재계와 릴레이 회동···커지는 '이재용 사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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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4대 그룹 대표 오찬 이어 국무총리-경제5단체 간담회 
靑 정책실장·산업부 장관도 오늘 5대 그룹 사장단과 비공개 회담
재계, "정부-경제계 윈윈 파트너십 기대"···"이재용 사면 다시 청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에서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문 대통령,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안일환 경제수석, 최태원 SK그룹 회장,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구광모 LG 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에서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문 대통령,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안일환 경제수석, 최태원 SK그룹 회장,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구광모 LG 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정부가 재계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가 잇달아 재계와 만난 데 이어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사장단과 비공개 회동을 한다. 

재계는 정부와의 만남을 계기로 기업 규제 관련 법안의 속도조절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릴레이 회동에서 거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면서 이 부회장 사면 요청 수위를 높이고 있다. 

4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날 이 실장과 문 장관,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사장 등은 서울 모처에서 한자리에 모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모임은 지난달 취임한 문 장관과 5대 그룹 사장단이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다. 정부측의 요청으로 자리가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 실장과 문 장관은 한미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도운 기업들에 감사의 뜻을 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무역대응, 투자확대 등 각종 경제계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자리는 사흘 연속 이어진 정부와 재계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지난 2일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갖고, 한미정상회담 때 재계의 대미투자 등 기여한 부분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어 하루 만인 지난 3일에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해 경제5단체장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처럼 정부가 재계와의 접촉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나선 데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와 정부의 대(對)기업 행보에 변화의 기미가 포착된 것은 지난 3월 문 대통령이 상공의 날 기념식을 찾은 뒤 기업과의 활발한 소통을 주문하면서부터다. 이후 지난달 15일 문 대통령은 확대경제장관회의에 국내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를 초청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재계와의 소통에 앞장서면서 정부 핵심인사들도 잇따라 기업 현안 청취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및 경제단체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부겸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사진=대한상공회의소)
김부겸 국무총리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및 경제단체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부겸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재계는 최근 회동이 국내 투자 환경 개선과 고용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전날 열린 김 총리와 경제5단체 간담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코로나19로 상처입은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주고 내려앉은 경제를 부스트 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으면 한다"며 "총리님께서 경제와 소통 강조하셔서 기대가 크다. 정부와 경제계 간 성과를 내는 윈윈(win-win)의 파트너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을 비롯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입법 보완 △탄소중립 이행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지원 △불필요한 규제 개선 △중소 수출기업에 대한 물류비 지원 확대 및 세액공제 신설 △중소·중견기업 인력 확보 지원 △50인 미만 중소기업 52시간제 시행 유예 △최저임금 인상 최소화 및 근로장려세제 확대 등을 건의했다.

김 총리는 "정부가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경제인들에게 여러가지 혼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우리 사회의 간극을 좁히고 코로나19 이후 회복에서 기업인과 국민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했다.
 
특히 이날 열리는 '5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에서 이재용 부회장 사면 건의가 또 다시 나올 지도 주목된다. 재계 인사들은 각각 문 대통령과 김 총리와의 만남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을 잇달아 요구한 바 있다.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2일 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경제 5단체장이 (이 부회장 사면을) 건의한 것에 대해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삼성의 이 부회장을 대신해 자리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 상황을 언급하며 '사면론'에 힘을 실었다.  

김 총리와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선 대통령과의 오찬 때보다 좀더 적극적인 사면 요구가 나왔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세계 반도체 시장 동향을 볼 때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우위가 깨질 수도 있다"며 "우리 경제단체들이 연명으로 이재용 부회장 사면 건의를 올린 바 있다. 정부의 배려를 다시한번 더 청원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비공개 자리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 문제가 거듭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다급한 심정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대통령께 경제계의 건의를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청와대 오찬 당시 문 대통령은 기업·경제계의 고충을 짚은 데 이어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는 보다 진전된 답변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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