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파문 남양유업, 사모펀드에 팔린다
'불가리스' 파문 남양유업, 사모펀드에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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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전 회장 일가 지분 52.63%, 8월31일 이전 3107억원에 양도
한앤컴퍼니, '집행임원제도' 적용···지배구조 개선·경영 효율화 추진
한앤컴퍼니와 남양유업 로고 (사진=한앤컴퍼니)
한앤컴퍼니와 남양유업 로고 (사진=한앤컴퍼니)

[서울파이낸스 천경은 기자] '불가리스' 파문을 일으킨 남양유업의 주인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로 바뀐다. 27일 남양유업 공시와 한앤컴퍼니 설명을 종합하면, 홍원식 전 회장과 그의 부인 이운경 및 손자 홍승의 보유 지분 52.63%(보통주식 37만8938주)를 한앤코 19호 유한회사에 양도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했다. 계약금액은 3107억2916만원이다.  

대금 지급 시기는 선행조건이 완료된 후 13영업일 또는 계약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이다. 단, 당사자들의 합의가 없는 경우에도 오는 8월31일을 넘기지 못한다. 주식은 대금 지급과 동시에 양도된다. 늦어도 8월31일까지 남양유업 주인이 한앤컴퍼니로 바뀌는 셈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13일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불가리스가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어서 거센 후폭풍이 일었다. 홍 전 회장은 5월4일 불가리스 사태에 대해 사과하며,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다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다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앤컴퍼니는 투자회사에 도입한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 적용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 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게 특징이다. 이 제도에 대해 한앤컴퍼니는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 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반 매물에만 투자하는 한앤컴퍼니의 식품기업 인수를 처음이 아니다. 적자였던 웅진식품을 2013년 인수한 뒤 경쟁력을 높여서 되팔았고, 지난해에는 대한항공 기내식기판 사업을 인수했다. 

그동안 제조·해운·유통·호텔 등 25건에 이르는 기업경영권을 사들인 한앤컴퍼니는 2019년 국내 투자 전용 3조8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올 3월 기준 운용 자산은 9조4000억원이 넘는다. 현재 한앤컴퍼니 계열사들의 총 자산은 24조2000억원, 고용 인력은 약 3만명이다. 

한앤컴퍼니 쪽은 "기업 인수 후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가치를 제고해왔다.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소비자와 딜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남양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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