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배당 포기 기업 속출에 배당주 인기 '시들'
중간배당 포기 기업 속출에 배당주 인기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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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저금리 기조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던 배당주의 인기가 줄어들고 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적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배당을 축소하는 기업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중간배당을 포기하는 기업이 속출했다.

대표적인 고배당 기업으로 통하던 에쓰오일(S-Oil)은 올해 중간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에쓰오일은 2000년부터 매년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했지만, 올해 1분기에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내면서 발목이 잡혔다.

2017년부터 꾸준히 중간배당을 해온 SK이노베이션도 올해는 중간배당이 없다. 1분기에 세전손실이 2조원에 이르는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배당 정책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환경 악화와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올해 중간배당을 하지 않았다. 두산은 그룹이 매각 이슈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1분기 배당을 포기했다.

배당주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여러 고배당 종목의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에쓰오일의 경우 작년 말 9만530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26일 5만8600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주가 하락률은 38.51%에 이른다. 같은 기간 두산(-39.97%)을 비롯해 현대중공업지주(-30.03%), 기업은행(-29.24%), 메리츠화재(-28.85%), NH투자증권(-27.24%), 우리금융지주(-24.14%), 하나금융지주(-21.00%), 효성(-15.17%) 등 배당주로 이름을 날리던 종목의 주가가 줄줄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7.81%, 코스닥이 25.61% 상승한 점에 비춰보면 배당주의 부진이 눈에 띈다. 이는 최근 국내 주가 상승 국면에서 성장주가 강세를 보이고 배당주나 가치주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

배당주가 외면받는 가운데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에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에서도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배당주 펀드 268개의 설정액은 지난 25일 기준 총 10조8145억원으로 연초 이후 1조9726억원 감소했다. 특히 지난 3개월간 자금 순유출 규모는 1조2922억원으로 최근 들어 자금 이탈이 두드러진다.

배당주의 주가 부진에 배당주 펀드 수익률도 부진하다. 배당주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89%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7.74%를 크게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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