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보릿고개'···'어닝쇼크·코로나19'에 우는 건자재업계
올해도 '보릿고개'···'어닝쇼크·코로나19'에 우는 건자재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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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신도시 '자연앤자이' 견본주택 유닛을 내방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신도시의 한 견본주택 유닛을 내방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국내 건자재업계가 보릿고개에 허덕이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주택공급량이 줄어들자 후방 산업이 연쇄적으로 실적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도 초긴장 상태다. 성수기로 불리는 봄 이사철·새학기 시즌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가 전방위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기존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 건자재업계 줄줄이 '실적 하락'

25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지난해 매출 2조7195억원으로 2018년(3조810억원)보다 11.7% 감소하며 2조원대로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35억원을 기록, 전년(2006억원) 대비 33.5% 줄었다.

KCC와 함께 국내 건자재업계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LG하우시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1868억원으로 2.4% 줄었고, 영업이익은 687억원으로 2.3% 감소했다. 

가구업계의 '빅2'로 불리는 한샘과 현대리바트도 나란히 실적 악화를 겪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매출이 8.4% 감소해 1조237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0.9% 감소한 346억원에 그쳤다. 한샘은 매출 1조7023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을 기록, 전년과 견줘 각각 11.7%, 0.3%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선 건자재업계의 실적 부진이 예고된 결과라고 진단한다.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소비심리가 악화하고 있는 데다, 주택 공급 물량 자체가 줄어들다보니 실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전국에서 인허가를 받은 주택 물량은 48만7975가구로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연간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16년 72만6048가구로 전년 대비 5.1% 감소한 데 이어 4년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지속했다.

◇ 올해 전망도 어두워···'코로나19' 악재

봄철 성수기를 앞둔 시점에도 건자재업계의 표정은 좋지 않다. 통상 봄철은 시장의 '대목'으로 통한다. 이사와 결혼, 새학기가 맞물려 벽지·바닥재 등 내부 인테리어 수요가 높은 데다 아파트 등 건축물 내·외부 보수에 따른 페인트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성수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가장 큰 악재로는 코로나19가 꼽힌다. 사태 장기화로 건설사의 분양 일정 연기가 예상되면서 건자재 산업에 미칠 여파도 걱정해야 할 처지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당장 곳곳에선 입주박람회가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창원 힐스테이트아티움시티'는 지난 22~23일 예정돼 있던 입주박람회를 잠정 연기했으며, '대구 옥포 서한 이다음'과 '일산 디엠시티 스카이뷰'도 박람회 일정을 미뤘다. 

입주박람회는 입주민을 대상으로 인테리어 소품, 가전·가구 등을 제안하는 행사로, 건자재업체들의 새로운 전략 영업창구 중 하나다. 행사가 취소되면서 홍보, 영업에 차질이 빚어진 셈이다.

경기 침체에 코로나19 사태가 닥치자 업계에선 올해도 역성장을 지속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에 해외법인을 둔 한샘과 LG하우시스, KCC 등은 사태 장기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박람회에서 얻는 매출이 적지 않은데, 최근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중국으로의 출장도 막혔고, 일부 매장은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시즌에 맞춰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음에도 기대보다는 성수기 특수를 제때 누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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