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 방식이 필요하다"며 "근본적 변화는 고객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2일 '2020년 신년사'를 통해 "그간 이뤘던 성장을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를 자문하면 자신 있게 대답하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지난 2년간 많은 변화와 진전을 이뤄냈고, 어느 때보다 고객에 집중한 과정에서 역대 최대 이익 실적을 기록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앞으로도 고객과 함께 성장하며 적어도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금융투자업계 리더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정 사장은 "금융투자업은 이전과 달리 스스로 자본을 투입하고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차별적인 상품과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적극적인 역할로 전환했다"며 "이에 대형사의 총자산이익률(ROA)는 6.5%에서 2.5% 내외로 하락했지만, 5대 증권사는 이를 상쇄할 만큼 자산을 크게 늘리면서 수익을 키워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 이상 이 같은 방식으로는 성장하기 어렵다는 게 정 사장의 판단이다. 자산의 수익률이 점차 하락하는 가운데, 자산규모가 자본규제상 한계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 방식이 필요하다며 더욱 근본적인 변화는 고객에 있다고 정 사장은 강조했다.
정 사장은 "저금리 환경과 길어진 노후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 고객들은 현명한 자산관리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기술 혁신으로 정보와 채널에 쉽게 접근하게 된 고객들은 자신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개인화된 서비스를 요구하고, 우리는 이제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 기업을 경쟁자로 맞이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저성장 국면에서 우리 기업들은, 성장과 확장을 위한 자본조달뿐만 아니라 사업구조 재편이나 신사업 개척과정에서 고민을 함께 하고 딜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전략적인 파트너의 역할을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는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고, 고객들과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고객이 선호도를 키워가고 있는 디지털 채널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고객은 직접 대면하지 않고 말하지 않아도 나를 알아 보고, 내가 원하는 범위와 수준의 서비스를 경제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디지털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누구보다도 그것을 잘하도록 준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려면, 고객의 목적에 맞춰 제안할 수 있는 적합한 상품과 솔루션이 갖춰져 있야 한다"면서 "자본시장의 1등 플랫폼 플레이어라는 비전을 고려할 때, 우리의 리소스는 북의 자체수익 창출보다는 고객을 위한 상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우선적으로 투입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사장은 "우리는 고객이 바라고 필요로 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이고, 그것을 누구보다도 잘 해내기 위해 역량을 갖추고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나의 고객이 누구인지 알고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만 생각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우리가 걸어가는 고객가치의 한 걸음 한 걸음이 그들의 마음에 닿고, 보람 있는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우리의 다른 마음과 다른 행동이 다른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