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과 GS건설 본사 사옥 (사진=GS건설)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과 GS건설 본사 사옥 (사진=GS건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GS 오너가(家) 4세인 허윤홍 GS건설 대표가 취임 후 성공적인 첫 연간 성적표를 받았다. 인천 검단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과 사상 최대 규모의 수주를 동시에 달성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창사 이래 가장 큰 악재를 직접 수습하며 책임 경영으로 위기를 돌파했다는 평가다.

다만, GS건설은 악화된 건설업황과 맞물려 여전히 예전만큼의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인 만큼 허 대표는 올해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을 위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해 매출 12조8638억원, 영업이익 286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13조4366억원) 대비 4.3%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741억원 증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도 2649억원으로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호실적은 인천 검단 사태에 따른 대규모 손실 처리의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GS건설은 2023년 인천 검단 아파트의 재시공을 결정하며 5524억원의 손실 비용을 일시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2023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는 각각 –3879억원, –4195억원에 달했다.

이번 실적은 첫 연간 성적표를 받은 허윤홍 대표에게 값진 성과다. 오너 일가인 허 대표가 창사 이래 가장 큰 악재를 직접 수습하면서 시장 대응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대표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여파로 실추된 이미지 회복과 경영 악화 위기를 탈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2023년 10월 취임했다. 취임 이후 조직 혁신과 실적 개선을 위한 ‘내실 강화’에 경영 초점을 맞춰왔다.

특히, 허 대표의 내실 강화 전략은 지난해 11월 단행된 자이(Xi) 리브랜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2년 만에 실시한 리브랜딩이지만, 변화보다는 기본을 튼튼히 하는 방향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허 대표는 "자이 리브랜딩은 단순한 이미지 변화가 아닌, 근본을 튼튼히 하는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허 대표의 경영 방침은 실제로 미래 매출 성장 지표인 신규 수주 성과로 이어졌다. GS건설은 지난해 역대 사상 최대 신규 수주 19조1900억원을 달성했다. GS건설의 수주 잔고는 2024년 말 기준 59조9532억원에 달하며, 이미 4년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사업 본부별 수주 규모를 살펴보면,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가장 큰 주택·건축사업본부는 9조71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2% 성장했다. 신사업본부는 5조54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2% 증가했다.

수주액이 가장 크게 증가한 사업 본부는 플랜트 사업이다. 플랜트 사업본부의 수주 규모는 지난해 3조132억원을 달성해 전년(4860억원) 대비 520% 성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2번(1조6039억원),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1단계 프로젝트(5879억원) 등 굵직한 사업을 수주했다.

경영 정상화와 사상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한 허 대표의 수익성 회복에 대한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는 임기 2년 차인 올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적자는 벗어났지만, 2022년 영업이익(5548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 가량의 격차가 벌어져, 과거만큼의 이익 체력은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먼저 건축‧주택 부문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 대표는 지난해 주택 경기 불황 타개책으로 플랜트 사업 수주 등 비주택 사업 활성화를 선택했다. 이에 플랜트 사업 매출 증가로 포트폴리오 조정이 있었지만, 건축‧주택 부문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74%로 여전히 70%를 넘는다.

지난해 건축·주택사업본부 매출은 9조5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감소했다. 반면, 인프라 사업본부(1조1535억원)와 플랜트 사업본부(4257억원)의 매출은 각각 4.5%, 41.7% 상승했다. 올해 GS건설은 플랜트 매출 목표를 약 1조3000억원으로 설정했으며, 이는 지난해 매출보다 3배 많은 수치다. 또한, 건축·주택 부문의 비중을 61.9%까지 낮출 계획이다.

GS건설은 또한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14조3000억원으로 설정하며, 연간 매출 이상의 일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GS건설의 올해 수주 목표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지난해 성과보다는 낮지만, 최근 10년 간 매년 초에 세운 경영 계획 기준으로는 2023년(14조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개선은 기저효과와 플랜트 및 인프라 부문 매출 증가의 영향이 컸고, 신규 수주 또한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가 반영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며, “올해는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과 품질 등 기본을 강화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선별 수주 전략으로 기본과 내실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