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지속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아메리칸드림에 청신호가 켜졌다. 올해 미국 시장 판매 비중·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달성해서다. 업계는 판매 확대 차원에서 하이브리드차 제품을 늘리는 한편, 현지 시장에 정통한 인사를 CEO로 올린 정 회장의 전략에 따라 내년에도 성장세는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 1~11월 현대차·제네시스·기아의 미국 시장 누적 판매 대수는 154만8333대다. 이는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 판매 대수 665만6684대의 23.3%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미국 판매 비중이 23%를 넘은 것은 1988년(28.8%·26만1782대) 이후 처음이다. 연간 판매 대수도 신기록을 세울 분위기다. 월평균 판매 대수가 14만757대에 이르러서다. 통상 4분기가 전통적인 성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사상 처음 170만대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아이오닉 5와 EV 9 등 전기차가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 투싼, 쏘렌토를 비롯한 하이브리드차 수요도 늘고 있다"면서 "다양한 파워트레인 및 모델을 선보여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선택지를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소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LA 오토쇼에 참가해 내년 출시할 아이오닉 9, EV 9 GT,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등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아이오닉 9은 현대차그룹이 지난 10월 가동을 시작한 미국 조지아주 소재 현대차그룹메가플랜트(HMGMA)에서 생산할 모델로, 내년 현대차그룹 전기차 판매를 견인할 기대주로 평가받는다.
업계는 아이오닉 9이 현대차그룹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 대수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판매 호조에 따른 HMGMA 생산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관세 인상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 김진석 연구원은 "현지에서 견조한 수요를 보이는 하이브리드차 생산도 예정돼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과 신차 효과 등을 앞세워 점유율 확대 구간 진입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차 경영진을 미국인들로 채운 점도 내년 현지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한 전문가는 "최고운영책임자(COO)·북미권역본부장을 담당하며 현대차미국법인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한 호세 무뇨스 최고경영자(CEO)와 부시 행정부부터 오바마·트럼프·바이든 정부에 이르기까지 외교 분야에서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아 온 성 김 사장이 내년부터 현대차를 이끌게 된다"며 "미국통들이 경영을 맡게 되는 만큼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판매량과 수익성을 유지할 묘수를 짜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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