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무너지는 메모리반도체···1Q도 대규모 적자 예고
삼성‧SK, 무너지는 메모리반도체···1Q도 대규모 적자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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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삼성 반도체 2조2290억 적자, SK는 3조490억원 적자 예상
2분기도 적자 지속 전망···"하반기에나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세계 경기침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연말보다 더 큰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이라는 또 다른 장애물이 나타나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 간 삼성전자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63조2237억원, 영업이익 1조61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14조1200억원에 비해 무려 88% 감소한 수치다. 반도체 부문만 따로 빼서 보면, 일부 증권가에서는 영업손실을 2조2290억원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컨센서스가 매출 4조9430억원, 영업손실 3조490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조7000억원보다 적자 폭이 더 증가한 수치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 양대 회사의 1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는 데다 가격마저 크게 하락해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가 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위축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메모리반도체 매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작년 전체로는 전년 대비 15% 줄었다.

역성장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59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2.5%(44억달러) 감소했다. 올해 1월에 이어 2월월 두 달 연속 40% 넘게 감소했으며, 수출 감소는 7개월 연속됐다. 

재고도 쌓여가고 있다. 지난 2월 국내 반도체 재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0.0%로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7월(124.3%) 이후 24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출하량이 25.8% 줄어든 데다 재고가 28.0% 증가하며 부진이 심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와중에 미국의 보조금 정책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목을 죄고 있다.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약 5년간 50조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대신 조건이 있다. 현재 알려진 조건으로는 예상했던 사업 이익을 초과할 경우, 미국 정부와 초과분 일부를 공유해야 한다. 또한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은 향후 10년간 우려 대상국에서 반도체 제조 능력과 관련된 거래를 제한 받는다. 중국 투자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같은 실적 악화 상황이 오는 2분기까지 지속하고, 하반기 들어서야 점차 개선될 것이란 점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메모리 반도체는 올해 하반기에나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지난해는 사실상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해라,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는 실적이 더 크게 악화한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만의 TSMC의 5나노 이하 웨이퍼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올 상반기 내 (상황 변화가 될) 가능성은 낮다"며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재고 해소에는 6개월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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