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턴어라운드 언제? "바닥 찍었다" vs "아직 멀었다"
석유화학 턴어라운드 언제? "바닥 찍었다" vs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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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2분기보다 악화된 영업이익···원가 부담·수요부진 영향"
"여전한 고유가·공급과잉·수요부진"···"내년 900만톤 추가수요"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석유화학 업종의 턴어라운드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과 함께 3분기 바닥을 찍고 다시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종은 고유가와 수요 부진 영향으로 올해 3분기 실적이 악화했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42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214억원 손실에 이어 연속 적자인데다 그 규모도 훨씬 확대됐다. 금호석유화학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30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동기(6253억원) 대비 63.1% 감소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도 영업이익 1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13% 감소했고, LG화학의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은 93억원에 그쳤다.

2분기에도 전년 대비 반토막 났던 석유화학 업체들의 실적은 3분기에 더 나빠졌다. 중국 중심의 대규모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과 유가 급등에 의한 원가 부담 확대, 수요 부진 등이 장기화한 데 따른 것이다.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납사는 3분기 평균 톤당 712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676달러)보다 더 올랐다. 그럼에도 업체들은 제품 가격에 원가 인상분을 반영할 수 없었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공장 가동률까지 줄여가며 대응했지만, 여전히 납사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9월 이후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휘발유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납사를 블렌딩해 휘발유를 생산하면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석유화학 업종을 바라보는 시선은 턴어라운드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쪽과 바닥을 찍고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회복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쪽은 내년에도 유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는 점과 중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근거로 들었다.

국제유가는 다음달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따라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구조적 문제인만큼 국제유가는 연말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른 뒤 향후 2년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또 최대 수요처인 중국에서 최근 제로 코로나 정책에도 신규 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경기가 언제  되살아날지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윤재성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실적 악화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디젤 공급 부족에 따른 납사 강세, 누적된 공급과잉, 여전히 부진한 수요 등을 고려할 때 강한 턴어라운드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정유 산업과 달리 공급 과잉인 석유화학 산업은 역외에서 역내로 물량 유입이 증가하면서 역내 수요 개선이 일부 상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납사 분해시설(NCC) 업체를 중심으로 공급 과잉이 해소되면서 석유화학 업종의 실적 추세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초부터 올해까지 깊은 하락 사이클이 이어졌고, 올해 8~9월 바닥을 터치했다는 것이다. 

또 내년 정상적인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600~700만톤 늘어나고, 중국의 수요 복원으로 140만톤 회복되면 700~800만톤 추가 수요가 생긴다는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완화로 재건이 시작되면 복원특수로 연간 약 79~98만톤의 수요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다.

이런 와중에 내년 국내 석유화학 설비 순증설 규모는 연산 400~500만톤 수준으로 공급 부족이 예상돼 가격 상승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예측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에틸렌 공급이 내년 부족해질 수 있고, 이에 따라 석화 업황 사이클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에틸렌 가격도 2022년 바닥권인 톤당 230달러를 벗어나 2023년말로 갈수록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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