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25년만에 7개월 연속 무역적자
외환위기 이후 25년만에 7개월 연속 무역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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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원인은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올해 1~10월 에너지 수입 증가액은 716억달러로 무역적자 356억달러의 배
수출 2년만에 감소로 전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8~9월 이어 10월도 17.4% 감소...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컴퓨터, 가전,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품목 모두 수출 감소
부산항 신선대 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 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무역수지가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5년만에 가장 긴 적자 기간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0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중국의 수입시장 위축과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은 전년대비 5.7% 하락한 524억8000만달러, 원유·가스 등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수입은 9.9% 증가한 591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10월 무역수지는 67억달러(약 9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7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7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 1~5월 이후 없었다.

무역수지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대규모 에너지 수입액'으로 지목된다.

10월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55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09억3000만달러)보다 46억달러(42.1%) 늘었다.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동절기 수급안정을 위한 조기 확보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수입이 늘었다.

특히 올해 1~10월 누계 3대 에너지원 수입 증가액은 716억달러로 같은 기간 전체 무역적자 356억달러를 2배 이상 상회했다.

이 외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21.9%)와 수산화리튬·탄산리튬, 니켈-코발트-망간 수산화물 등 배터리 소재·원료가 포함된 정밀화학 원료(+57.2%), 스마트폰 등 전화기(+8.9%) 수입도 크게 늘었다.

반면 수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국 통화긴축 등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지난해 수출호조에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했다. 2020년 10월에 전년 대비 3.9% 감소한 이후 2년 만에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우리 최대 수출국가인 중국의 수입시장 위축과 취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도체의 경우 8~9월에 이어 10월에도 17.4% 감소했다. 시스템반도체 수출은 10월 두자릿수 증가율(17.6%)을 유지하면서 7월부터 45억달러 내외 수출 규모를 유지했다. 

반면,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수요 약세, 재고 누적 등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7월 이후 감소세를 지속, 10월 35.7% 줄었다.

또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약세로 무선통신기기와 디스플레이, 컴퓨터, 가전, 철강, 석유화학 등 품목의 수출은 감소했다.

자동차·차부품·이차전지·석유제품 등 4개 품목의 수출은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와 이차전지 수출은 역대 10월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지역별로 보면 자동차·이차전지 등 수출이 증가한 미국이나 EU 등 선진시장에 대한 수출은 증가했다.

중국은 올해 3월 이후 수입 규모가 급격하게 둔화세를 보이며 석유화학, 철강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반도체도 가격 제품 가격 하락 영향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아세안지역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주력 수출품목이었던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산업부는 이번 수출 감소는 작년 10월 수출이 2020년 10월대비 24.2% 증가하면서 역대 10월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올해 1~10월 누계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0.3% 증가한 5774억달러다. 이대로라면 연간 수출액은 기존 최고 실적인 지난해 6444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원유·가스·석탄 등 주요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전년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에너지 수입이 전년비 50억달러 가량 증가한 점이 무역적자 발생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무역적자 지속, 10월 수출 감소 등 최근 상황을 정부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긴장감을 갖고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출활력 제고를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선, 부처별로 산업진흥·수출지원 전담체계를 구축·강화하는 한편, 부처별 수출전략·지원계획을 수립하고 '무역투자전략회의'를 통해 이행현황 등을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KOTRA·무보 등 수출지원기관을 통해 전부처 산하기관의 수출지원역량을 강화하고 수출지원기관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동절기를 맞이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에너지 절약을 강도높게 추진하는 한편, 산업계·국민과 공조해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산업·경제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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