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만에 경상수지 또 '적자'···한은 "9월엔 흑자 전환 가능성"(종합)
넉 달 만에 경상수지 또 '적자'···한은 "9월엔 흑자 전환 가능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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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30.5억달러···상품수지 전년比 104억 달러↓
IT경기 부진·對중국 수출 부진 등 대외 악재 잇따라
원자재 수입 확대에···수입 증가율, 전년比 30.9%↑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주력상품 수출 호조에도 수입이 크게 늘면서 지난 8월 상품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의 흑자 기조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수지까지 적자로 전환하면서 경상수지도 4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한은은 9월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으나 고환율, 원유 감산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 성장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외국인 배당 지급이 몰렸던 지난 4월(8000만달러 적자) 이후 넉 달 만의 적자다. 적자폭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됐던 지난 2020년 4월(40억2000만달러 적자) 이후 가장 컸다. 월간 적자 기록으로는 역대 8번째에 해당한다.

경상수지가 적자 전환하는 것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역대 최대 적자폭을 기록한 데서 기인했다. 8월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보다 104억8000만달러 줄어 44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직전월인 7월(14억3000만달러 적자)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8월에도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상품수지와 경상수지가 동시에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10년 4개월 만이다. 이미 통관 기준 무역수지 적자가 8월까지 반년째 이어지면서 상품수지 적자도 예고됐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본원소득수지가 견실한 흑자 기조를 보이고 주력상품 수출도 호조세를 보였다"면서도 "그러나 IT경기 부진, 대(對)중국 수출 감소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원자재를 중심으로 수입이 급증하며 상품수지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8월 수입(617억3000만달러)은 원자재 수입 급증 여파로 1년 전(471억6000만달러)보다 145억8000만달러(30.9%) 증가했다. 반대로 수출(572억8000만달러)은 같은 기간 41억달러(7.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년동월대비 22개월 연속 증가했으나, 대(對)중국 수출이 부진하면서 오름세가 1년 전(32.6%)보다 크게 둔화됐다.

서비스수지도 지난해 8월(8억4000만달러 흑자)보다 16억2000만달러 줄어든 7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화물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운송수지 흑자폭이 줄어든 가운데 여행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가 2억8000만달러의 흑자에서 12억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본원소득수지(22억4000만달러)는 배당소득수지 흑자폭이 크게 증가하면서 호조세를 보였다.

김영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8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김영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8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한은은 9월에는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9월 무역수지 적자폭이 37억7000만달러로, 8월(94억9000만달러) 대비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해외 생산 무통관 수출 흑자, 본원소득 수지 흑자, 운송서비스 흑자 등이 경상수지의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지만, 경상수지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에너지 부문을 제외할 경우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은 주요국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GDP 대비 에너지 수입률은 우리나라가 10.4%로 △중국(2.7%) △미국(0.2%) △일본(5.1%) △이탈리아(5.2%) 등에 비해 높다. 한은은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이 2.9%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경상수지는 그 비율이 13.3%로 뛴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변동성은 클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내놨다. 

한은은 "향후 경상수지는 최근 변동 폭이 크게 확대된 무역수지 흐름에 주로 좌우되는 가운데 연간으로는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 월별 변동성이 큰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올해 1~9월 중 무역수지 변동폭은 103억2000만달러로, 1년 전(40억20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커졌다.

한은은 "글로벌 경기 및 우크라이나 사태의 향방,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추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높은 수준의 에너지 수입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해외여행 수요도 경상수지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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