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3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으나, 6월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상승 영향으로 대출금리도 올라서자 신용대출의 감소세가 두드러진 탓이다. 하반기 금리인상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대출 추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2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전월보다 3000억원 늘어난 106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에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뒤 3개월째 연속 오름세다. 하지만 6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2004년 1월 이후 역대 가장 작은 오름세를 보였다.
황영웅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의 경우 주택 관련된 대출은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기타대출 부문에서 감소폭이 확대돼 전월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라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은 주택 거래와 관련된 대출을 모두 포함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포함해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등으로 구성되는 기타대출을 합한 금액을 말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담대(8000억원→1조4000억원)는 주택매매 관련 자금 수요가 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전세·집단 대출 취급이 계속되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은행 전세자금대출은 △4월 1조1000억원 △5월 1조1000억원 △6월 900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기타대출(-5000억원→-1조2000억원)은 신용대출 중심으로 감소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이는 기준금리 상승 여파로 대출금리도 빠르게 올라선 영향이 가장 컸다. 또 최근 국내외를 불문하고 주식 등 자산가격이 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대출 수요를 줄이는 영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황 차장은 "무엇보다 대출금리 상승 등에 따른 요인이 기타대출의 가장 큰 감소 요인으로 보인다"면서 "또 하나는 1분기 자금순환 통계가 발표됐는데, 통계를 보면 주식 등 자산 부문의 가격 조정이 나타나면서 기타대출 수요도 함께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6월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6조원이 늘어난 112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6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지난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한은은 분기말 계절적 감소 요인에도 은행의 기업대출 취급 노력, 시설 및 결제성 자금 수요 등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대출(8조9000억원→5조4000억원)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지속 및 시설 자금 수요 등으로 오름세를 기록하며 속보치 작성 이래 두 번째로 컸다. 대기업대출(4조3000억원→6000억원)도 상승폭은 줄어들었지만, 은행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 등에 따른 수요 확대에 오름세를 이어갔다. 6월 기준으로는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오름세를 기록했으며,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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