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취약차주에 손 내민 은행···대출금리 속속 인하
주택대출·취약차주에 손 내민 은행···대출금리 속속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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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전세대출·서민금융상품 대출 낮춰
금리상한형 주담대 금리 0.2~0.25%p 부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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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주요 은행들이 취약차주와 주택 관련 대출자들을 위한 금리인하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자장사가 과도하다는 정부와 정치권의 지적에 은행들이 답을 한 것이다. 다만, 금리 지원 규모와 대상이 은행별로 다르고 금리인하 혜택이 소비자 기대와 다를 수 있어 미리 살펴볼 필요가 커지고 있다.

◇주담대·전세대출 이자부담 은행이 떠맡는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은 이달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금리를 인하하거나 이자 일부를 대신 부담하고 있다. 글로벌 긴축, 인플레이션 우려 등의 여파로 주택 관련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악화된 차주들의 이자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혼합형(5년 고정금리+6개월 변동금리)을 새로 받은 고객에 우대금리 연 0.2%p(포인트)를 일괄 적용하고, 지난 4월 시행한 주담대·전세대출 금리인하 조치를 별도 안내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주담대 변동금리 0.15%p, 주담대 고정금리 0.45%p, KB주택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 보증) 금리 0.25%p, KB전세금안심대출(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금리 0.55%p를 인하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우대금리 대상과 금리폭도 확대한다. 주담대·전세대출을 받는 장애인 고객에만 적용되던 우대금리를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확대 적용하고, 우대금리폭도 0.1%p에서 0.3%p로 상향한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신규 취급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금리를 각각 0.35%p, 0.30%p 인하하고 있다. 주담대의 경우 변동금리 인하폭이 0.35%p, 고정금리 인하폭이 0.15%p로 변동형의 금리 혜택이 더 크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연 5%를 초과하는 주담대의 금리는 5%로 일괄 감면해 5% 초과분에 대한 이자부담을 은행이 지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전세보증금 3억원 이하 전세대출 이용 차주(연소득 400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금융채 2년물 전세대출 상품도 출시했다. 이 상품의 경우 2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돼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을 차주가 지지 않도록 했다. 전세대출 계약기간이 통상 2년이란 점을 고려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우대금리를 확대해 대출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고정형 주담대에 대해 1~7등급 고객에게만 적용하던 우대금리를 8~10등급 고객에게 확대 적용했다. 이에 따라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7%대에서 연 5%대로 낮아졌다. 농협은행은 이달부터 혼합형 주담대 상품의 우대금리를 0.1%p,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0.2%p 상향했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도 주택대출인하 행렬에 합류했다.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연 0.44%p, 연 0.41%p씩 각각 낮추기로 했다.

◇금리상한형 주담대 0.2~0.25%p 지원···방식은 천차만별

애초 이달 중순까지만 판매될 예정이었던 금리상한형 주담대의 경우 판매 기한을 1년 연장하고, 은행별로 0.2~0.25%p의 금리를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0.2~0.25%p의 금리지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대신 부담하거나 연간 금리상승폭을 낮추는 등의 지원방안을 자율적으로 마련했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금리 상승폭을 제한해 변동금리 대출자의 이자상환 부담을 낮추는 상품이다. 기존에 받은 변동형 주담대에 연 0.15~0.2%p(포인트)의 금리를 더 얹는 방식으로 해당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금리 상승폭은 연간 0.75%p, 5년간 2%p 이내로 제한되는데, 이 상승폭이 과도하게 높아 대출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금리 상승폭을 기존 연간 0.75%p에서 연간 0.50%p로 낮추기로 했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금리상한형 상품에 가입하고자 할 때 붙는 가산금리 0.2%p를 1년간 은행이 부담하도록 했다. 하나·우리은행도 0.2~0.25%p 수준의 금리상한형 주담대 금리 지원방안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서민·취약층 대상 신용대출도 지원

서민·취약층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개인신용대출 상품에 대해서도 금리인하 혜택이 제공된다. 국민은행은 △새희망홀씨II △사잇돌 중금리대출 △행복드림론II △KB징검다리론 등 서민금융상품 4종의 금리를 연 1%p 인하한다.

신한은행은 새희망홀씨 상품 금리를 0.5%p, 하나은행도 새희망홀씨 상품 금리를 최대 1.0%p 인하한다. 

개인사업자(소호·SOHO) 대상 금융지원도 추진한다. 국민은행은 소호대출 금리가 연 7%를 초과하는 대출자가 대출기한을 연장(대환·재대출)할 때 최고 연 2%p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연 7% 초과 소호대출 차주가 만기를 연장할 때 7% 초과분에 대해 최대 1%p의 금리를 감면해줄 예정이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행렬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은행들에 대한 금리인하 요구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특히, 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이같은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이미 대출금리 인하 방안을 발표한 은행들도 추가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 현재 취약차주를 위한 효율적인 지원 방안을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검토가 끝나는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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