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조추천이사제 5번째 '무산'
KB금융, 노조추천이사제 5번째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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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가 최재홍 사외이사 선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14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KB금융지주 주주총회 생중계 영상 캡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14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KB금융지주 주주총회 생중계 영상 캡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의 다섯 번째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시도가 주주총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KB금융지주는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최재홍 신임 사외이사 선임을 비롯한 대부분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KB금융지주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제1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가 추천한 김영수 사외이사 후보(전 수출입은행 부행장) 선임 안건을 부결시켰다. 해당 안건 찬성률이 5.60%로, 통과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건 통과를 위해선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대비 25%, 출석 주주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에 따라 KB금융 노조의 다섯 번째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시도가 좌절됐다. 노조는 2017년부터 올해 주총까지 매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왔으나 최종 선임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

노조추천이사제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부정적 인식에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의 외국인지분율은 72.51%로 주요 금융지주사들 가운데 가장 높다. 해외 투자자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의결권 자문사들이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반대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 앞서 ISS 등 의결권 자문사들은 KB노협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두고 "노조가 이사 추가를 정당화하기 위한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현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한 우호지분이 많은 점도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무산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이 코로나19 등 어려운 환경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데다 윤종규 회장이 2014년부터 그룹을 이끌며 안정적인 지지기반과 지배구조를 다져놓은 만큼 주주들도 사측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류제강 KB노협 의장은 주총에서 "KB금융그룹의 취약점이 해외사업 부문의 리스크 관리를 보완하기 위해 후보를 추천했던 것뿐 노사 간 대립이나 노동자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려면 다양한 경로를 통한 이사회 구성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주총에서는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안건을 제외한 나머지 5건의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주총 결과에 따라 사측이 추천한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가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최 교수는 대한민국 모바일앱어워드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NHN재팬·e-삼성재팬 사업고문, 카카오 사외이사 등을 역임한 IT전문가다.

아울러 임기 만료를 앞둔 △선우석호(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최명희(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정구환(법무법인 남부제일 공동대표 변호사) △권선주(전 IBK기업은행장) △오규택(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등 사외이사 5인을 재선임하고, 김경호 사외이사(홍익대 전 경영대학 교수)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지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윤 회장은 "올 한해 그룹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해 본원적 수익 기반을 공고히 하고 견실한 내실 성장을 이루겠다"며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 동남아 시장과 선진 시장의 투트랙 전략을 가속화하고 비금융 플랫폼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한편, KB스타뱅킹을 필두로 '넘버원(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과 ESG 리더십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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