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수고하셨습니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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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서 이긴 진영은 박빙의 차로 스릴있게 이겼기에 기쁨은 더욱 클 것이다. 대선 후보들의 치열한 경합이 마무리되고 미래를 책임 질 한 나라의 지도자가 정해졌다.

출구조사에서부터 박빙의 차로 윤석열(국민의힘)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두 후보가 조사기관에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지상파TV에선 윤석열 후보(0.6%우세)가, 종편(jtbc)에선 이재명 후보가 앞섰다(0.7%우세).

최종적으로 0.8%포인트 차로 윤석열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결과를 맞이한 지지층은 자기 지지자가 될 것이란 생각이 강하다보니 패자 측은 충격과 아쉬움도 클 것이다. 그래서 초접전으로 이긴 것을 신승(辛勝)이라 한다. 맵고 슬프고 이겼지만 개운할 수 없다.

대선 이후가 문제다. 진영으로 갈라진 두 세력의 반목과 다툼이 계속된다면 국가적으로 큰 부담이다. 선거 기간 동안 네거티브가 그 어느 때보다 강했던 만큼 두 세력간 대결 양상이 더 극에 달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 우릴 둘러싼 환경이 그리 녹록지 않다. 당장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정점으로 치닫고 있어 위중증 치료 등 의료체계 관리와 소상공인 지원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망 교란, 그리고 이에 따른 물가 부담 등도 만만치 않다. 세계질서의 변화를 잘 살펴야 하는 시기다.

출구조사에서 대선 후보 결정시 가장 고려한 것을 조사한 결과 외교안보(74.1%)가 가장 높게 나왔다.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에 따른 여파를 우려한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 문재인 정부 평가(73.5%) 등 순으로 나왔다. 때문에 이번 대선은 정권교체에 대한 여론이 작용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여당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이재명 후보가 승복을 발표하면서 민주당 탓도 아니고 개인 책임으로 돌렸지만 의례적인 말일뿐 철저히 진 이유는 따지고 민의를 반영해야 한다.

외교안보 이슈 중 통일을 진부한 이슈로 다뤄선 안된다. 사실 우리 어느 누구도 남북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대부분 남북 문제, 즉 통일이슈는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 정세가 안좋을 때일수록 남북관계는 더 정교하게 풀고 그 궁극은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통일을 상정해 남측은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동안 이뤄놓은 관련 사업들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시기에 비방·독설 등 불필요한 자극은 득이 될게 없다.

양당 체제에 따른 폐해도 개선해야 한다. 대통령이 선거에 이겼다고 자기 지지자 뜻을 관철해야한다며 반대세력을 무시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이번 사례처럼 큰 폭의 차가 아닌 초접전으로 이겼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정권은 선거에 이기면 승리에 도취해 승자독식의 잘못된 관행을 보이며 자기합리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이에 권력체계를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는 민주주의를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해 중요한 이슈다.

대통령 중심 국가 체제에서 대권을 잡으면 이에 도움을 준 세력에게 일자리 배분이 이뤄진다. 대통령이 좌지우지하는 자리가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정의로운 권력배분보다 전리품인 일자리 배분이 더 적절한 용어다. 이런 과정에서 합리성을 잃어버리면 권력 나눠먹기 식이란 비판에 또 정당성을 잃어버리고 공정 이슈에 휘둘리게 된다. 더욱이 국민 일자리는 힘든 상황이기에 논란은 증폭되고 국론은 분열된다.

20대 남녀간 젠더 이슈도 큰 문제다. 필자로선 이해하기 어려워 몇몇 젊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실재하는 사안이다. 출구조사에서도 이런 흐름은 감지됐다. 20대 남녀의 선택은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등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러 모로 전환기다. 양극화는 자본주의 시대에 풀릴 수 있는 과제인지 의문스럽다. 이럴 때 정치가 갈라서고 제 역할을 못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맨앞에서 발휘해야 할 대통령 자리마저 기능이 삐걱거리면 우리 미래는 너무나 어둡다. 지금 그리 한가한 시기가 아니다.

짧은 민주주의 역사에 대화와 타협의 기술이 부족하고 정치 세력 간 세 대결을 즐겨하는 게 우리 정치의 미덕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젠 구악으로 끝장을 내고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솔선수범해 리더십을 갖고 구폐·구습을 일소하는 데 역할해야 한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정치인도 못이룬 국민통합이 가장 중요하다. 선거에서 보여준 ‘박빙’은 그만큼 분열의 위험성을 내포한다. 대통령 자리는 하늘이 낸다고 하지만 이를 곡해해 내 마음대로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선 안된다. 임기 동안 국민통합을 이끌고 대한민국 미래를 잘 대비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국민들로부터 “수고하셨습니다 대통령” 이런 말을 듣고 떠나는 리더를 보고 싶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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