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끊기면 생존불가"···항공업계,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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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각 항공사 여건 판단해 결정할 것"···'흑자' FSC 제외 가능성도
(사진=주진희 기자)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항공업 종사자들이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종료되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지원 연장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는 특성상 대형항공사(FSC)처럼 화물사업을 운영할 여건조차 되지 않아 정부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가하다며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예외를 둬야한다는 입장이다. FSC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제선 여객운송사업에 제동이 걸려있는 만큼 당장의 수익이 있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이달 말 종료되는 항공사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과 관련해 추가 연장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됐던 지난 2020년 3월부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현행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 19조 2항에 따르면 3년 이상 연속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받는 것은 불가하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올해 3월로 지원 3년째를 맞는 만큼 원칙적으로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특수적인 상황에 놓여있는 만큼 관할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 3년 연속 지원도 가능하다고 예외 조항을 두고 있기에 지원이 완전히 불가하다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고용부는 지난 17일 지방고용노동관서장들과 회의를 개최하고 기업별 경영 여건을 등을 고려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각 항공사마다 매출, 영업익 등 경영 여건이 다른 만큼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지방 지청에 배포했다"며 "지방 관서의 의견을 수렴해 해당 가이드라인을 보완해 (지원이)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이달 말 고용유지지원금이 지원이 종료되는데 정부 측에서 지원에 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우선 무급휴직이라도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며 "지원 방식이나 방향이라도 알려주면 거기에 맞춰 경영 및 영업 계획을 세울 수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기다릴 수 밖에 없어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LCC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부터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지난해 연간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Research)'가 예상한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LCC(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4곳 모두 지난해 최소 1500억원에서 3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종료될 시 LCC들은 유급휴직을 무급휴직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항공사 직원들이 받을 수 있는 지원금 자체가 줄면서 생계가 어려워지는 상황에 처해진다.

유급휴직의 경우 기업이 지급한 휴직 수당의 3분의 2를 정부가 지원하면서 근로자가 통상임금의 100% 또는 평균 임금의 70%를 받을 수 있지만, 무급휴직 지원만 되면 평균 임금의 50% 수준만 근로자에게 지급된다.

이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때문에 고용부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조치를 연장할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원 연장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양사는 기재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화물운송사업을 강화했고, 덕분에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경영난'이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양사 모두 정상적인 상황에서 흑자를 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직원의 50%가 휴업 중이고 남은 인력 또한 순환휴직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매출 대부분인 국제선 여객운항은 코로나19 사태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2020년 4월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았기에 다음 달까지 지원을 받을 수있고 아시아나항공은 LCC와 마찬가지로 종료를 앞두고 있다. 때문에 FSC들 조차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은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3월 말 종료되는 특별고용 지원업종 연장 불가 시 항공 노동자들은 생존할 수 없다"며 정부 지원을 연장할 것을 촉구키도 했다.

연맹은 "지금까지의 고용유지 조치는 특정 항공사의 부실한 경영이나 부분적 불황에 의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라는 펜데믹 상황에서 벌어진 불가항력적인 상황임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러한 상황을 정부가 직시하고 항공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고용유지 지원금 지원 기간을 확대 연장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항공산업이 붕괴하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청와대 측에 서한을 전달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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