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재택근무, 코로나 전보다 12배↑···팬데믹 충격 완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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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분기 재택생산 GDP 기여도 4.3%p
재택근무자, 비재택근무자보다 임금상승률↑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재택근무 활용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이런 유연한 근무제도의 확산은 팬데믹에 따른 경제 충격을 크게 완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재택근무의 활용은 특성별, 산업별로 다르게 나타났으며, 활용 여부에 따른 노동시장의 성과에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완충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분기 재택근무에 따른 생산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4.3%p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근무지에서의 생산(-2.9%p)이 GDP 역성장에 기여한 것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즉, 재택근무를 통해 이뤄진 생산활동이 팬데믹에 따른 경제 충격에 있어 큰 완충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최근 빠르게 확산되는 재택근무 형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분석하기 위해 작성됐다. 실제로 팬데믹 이전 미미한 수준(2019년 9만5000명, 비중 0.3%)을 보이던 재택근무 이용자는 팬데믹 이후 12배(2021년 114만명, 비중 4.2%)나 늘었다. 한은은 GDP에 기여한 생산활동을 생산요소(노동·자본) 활용 장소에 따라 근무지생산과 재택생산으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지난 2020년 1~2분기중 GDP 감소는 근무지생산 감소(-2.9%p, -5.5%p)에서 주로 기인했으며, 재택생산은 팬데믹 충격의 완충작용(4.3%p, 1.0%p)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20년 1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2.1%p)까지 5분기 연속으로 재택생산의 GDP 기여도는 양(+)의 값을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이 장기화됨에 따라 재택근무가 꾸준히 늘어난 데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삼일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꾸준히 늘어난 만큼, 5분기 연속으로 재택생산이 전기대비 확대돼 GDP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이후 방역조치 긴축·완화에 따라 재택근무 확산도 변화했는데, 결국 재택근무의 확대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생산활동을 지속하게 해 경제 회복력을 지속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택근무 활용은 업무내용, 업무활동, 디지털 인프라 등의 영향을 받아 특성별, 산업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개인 특성별로는 저연령층과 고학령층으로 갈수록 재택근무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일자리 특성별로는 상용직, 대기업(300명 이상), 고숙련 직업일수록 활용도가 높았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 금융보험, 전문과학기술 등에서 재택근무 비중이 높았던 데 반해, 대면서비스와 밀접한 숙박·음식 및 보건복지 등에선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또한 재택근무 활용 여부에 따라 노동시장의 성과(임금상승률, 고용상태 변화)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재택근무자의 임금상승률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11.8%, 8.2%씩 상승했지만, 비재택근무자의 임금상승률(4.0%, 2.7%)은 재택근무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년 후 취업상태를 유지할 확률에서도 재택근무자(86%)는 비재택근무자(74.9%)보다 높게 나타났다.

감염병 확산이 불가피하게 초래한 재택근무의 확산은 팬데믹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오 차장은 "재택근무는 팬데믹 이후에도 일반적인 업무형태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기업과 근로자는 출근과 재택근무의 최적 근로조합을 찾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향후에도 재택근무 확산은 기업 및 근로자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재택근무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일치된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출되근 소요시간이 길고 IT인프라가 발달된 경우에는 재택근무 확대로 인한 생산성 향상 여지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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