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용 없는 성장' 심화···서비스업 고용창출력 개선 절실"
한은 "'고용 없는 성장' 심화···서비스업 고용창출력 개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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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매출 1% 늘어날 때 고용 0.2%p↑
300인 이상 제조업, 기계장치로 일자리 대체
소규모 서비스업, 경쟁 심화에 가격 결정력↓
취업희망자들이 24일 KB굿잡 취업박람회장에 마련된 채용게시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한 취업박랍회 현장.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기업 매출이 늘어도 일자리가 늘지 않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조업은 기계·자동화로 일자리가 대체되고, 서비스업의 경우 경쟁력 약화에 따라 채용이 부진한 것이다. 이처럼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될 경우 경기 전반에 미칠 악영향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창출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에 실린 '성장과 고용 간 관계: 기업자료를 이용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2019년 기업 매출증가율이 1%p 상승(하락)할 때 고용증가율은 0.29%p 상승(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고용 둔화 추이는 지난 2014~2016년 0.31%p에서 2017~2019년 0.27%p로 떨어지는 등 가까운 시계일수록 더욱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국세청 기업활동조사(상용근로자 50인 이상, 자본금 3억원 이상)의 회사법인 4만1467개사가 대상이다. 상용근로자 50인 미만의 소규모 기업은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은은 △매출 증가→고용창출력 약화 가능성 △매출 감소→고용 둔화 감소 가능성 등을 함께 내포한다고 설명했다. 송상윤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최근 고용 민감도 하락은 매출이 증가한 제조업 300인 이상의 기업과 300인 미만의 서비스업 기업에서 고요창출력이 하락한 데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300인 미만의 경우 매출증가에 대한 고용민감도는 지난 2014~2016년 0.28%p에서 2017~2019년 0.13%p로 하락했다. 송 과장은 "경쟁 심화로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약화되면 비용이 가격으로 전가되기 어려워 매출원가율(매출원가를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 상승으로 이어진다"면서 "특히 숙박음식, 정보통신, 사업시설, 부동산업 등의 고용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제조업의 경우 300인 이상 기업에서 채용보다 기계장치에 대한 설비투자 증가로 고용창출력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증가한 제조업 300인 미만 기업의 2017~2019년 기계장치 연간 증가액은 2014~2016년 대비 2.1배 증가했으며, 300인 이상 기업은 3.0배가 늘었다.

노동생산성 수준별 고용 민감도를 추정한 결과, 저생산성 기업보다 고생산성 기업의 고용 민감도가 낮게 나타났다. 특히 300인 미만 고생산성 기업의 고용창출력이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에 속한 300인 미만의 고생산성 기업의 상대적으로 크게 낮았는데, 역시 매출원가율 상승에 따른 비용 압력과 인력감축을 통한 영업이익 확대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노동생산성이 높은 기업은 고용을 늘리기보다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 더욱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한은은 최근 기업성장에 대한 고용민감도의 약화가 소규모 서비스업의 고용 창출력 약화에서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과장은 "신생기업에 주도되는 서비스업의 고용증가인 만큼, 신생기업에 대한 고용지원, 성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창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연구개발(R&D)과 기업의 혁신 활동이 고용 친화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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