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금융비서 키워라"···금융권, 마이데이터 출격 채비
"나만의 금융비서 키워라"···금융권, 마이데이터 출격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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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시장 선점 노려···차별화된 서비스에 성패 갈릴 것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시행에 앞서 금융권이 막바지 준비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내달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초기 시장 선점을 노리는 회사들이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각종 서비스 구축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저마다 내세우는 무기는 내달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나, 이들의 목표는 '금융 비서' 구현으로 귀결된다. 이 가운데서도 얼마큼 돋보이는 서비스·상품을 구축하는지에 따라 향후 플랫폼의 성패가 갈릴 것이란 분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그룹 통합 마이데이터 서비스 브랜드인 '하나 합'을 공개했다. 하나 합은 하나금융이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준비해온 대표 브랜드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그간 은행·증권·카드 등 곳곳에 흩어져 있던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하나금융은 오는 12월1일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 시행되면 관련 특화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은행의 외국환 관련 서비스, 하나금융투자의 배당정보서비스 등 4개 관계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강점을 담아낸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마이데이터란 각종 금융정보를 일괄 수집해 금융소비자에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산 내역 등 신용정보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API(표준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 방식의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내년 1월부터 전면시행될 예정이지만, 관련 사업 준비가 된 사업자는 내달부터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게 되면서 관련 경쟁이 치열해지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신용정보원의 마이데이터 실환경 테스트를 거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최종 점검할 계획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4일 금융보안원이 주관하는 표준API 최종 규격 기준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능 적합성 심사 통과 및 보안 취약성 점검'을 마쳤다.

이를 토대로 국민은행은 내달 1일부터 KB스타뱅킹에서 자산관리와 지출관리, 금융습관 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고객의 모든 일상을 함께 할 수 있는 생활금융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다.

우리은행도 베타테스트를 거쳐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이들 회사와 발맞춰 내달에 은행, 카드, 보험, 통신, 신용정보, 부동산, 자동차정보 등을 통합한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특히 우리은행은 우리원(WON)뱅킹 앱 내에 '우리 마이데이터 서비스' 제공 외에 우리원뱅킹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도 타 파트너사 앱을 통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일명 '화이트 라벨링' 서비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파트너사별로 UI/UX를 최적화할 수 있는 체계로 돼 있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아닌 파트너들도 파트너사의 고객들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당행 채널 외의 파트너사 고객들도 우리은행의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해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사들은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물밑 유치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NH마이데이터 사전 가입 예약 이벤트'를 실시한다.

NH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 고객은 자산관리와 연말정산컨설팅, 내차관리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미리 서비스를 가입하는 경우 커피 쿠폰을 비롯해 NH포인트도 받을 수 있다. 내년 1월까지 정상적으로 가입하고 자산연결이 유지돼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면 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8일부터 '우리 마이데이터 오픈알림'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우리은행 마이데이터 오픈알림을 신청하는 모든 고객에게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증정하고, 친구와 지인에게 이벤트를 공유하는 고객 중 30명을 추첨해 아이패드 미니를 증정한다. 12월 중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 대상으로는 추첨을 통해 1명에게 제네시스 GV60을 제공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행이 임박했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본허가를 받은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고객 데이터 모으기 경쟁이 출혈 경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생활금융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업체는 지난달 13일 기준 45곳(은행 10곳, 금융투자 4곳, 핀테크·빅테크 19곳, 보험 1곳, 여신전문 7곳, 상호금융 1곳, 저충은행 1곳, CB사 1곳, IT 1곳)에 달한다.

이재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행됨에 따라 주요 금융사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개인통합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본격적으로 제공할 전망"이라며 "주요 고객 특성을 고려한 차별적·전문적 서비스 개발 및 데이터분석에 기반한 개인화된 서비스 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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