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00년 기업' 포스코, '기업시민' 기억해야 
[기자수첩] '100년 기업' 포스코, '기업시민' 기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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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협력사의 헌신과 솔선수범으로 지금의 포스코가 있습니다. 상생발전을 통한 100년 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합시다."

이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신년사, 매분기 기업설명회, 주요 포럼과 같은 모두발언에서 재차 당부한 말이다.

하지만 '상생을 도모하자'는 그의 약속과는 반대로 열악한 노동환경 및 직원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올 6월 포스코는 포항·광양지역 포스코 협력사 노사대표로 구성된 '협력사 상생협의회'와 공동선언식을 가진 바 있다. 동반성장 파트너로서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산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하자'는 취지였다. 최 회장이 늘 경영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는 '기업시민(더불어 함께 발전하다)'과 함께 말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협력사 직원들의 안전한 근무여건 조성, 임금격차 해소 및 복리후생 개선에 노력하기로 했지만 정작 노동자들의 주장은 달랐다. 

지난 수십년간 포스코 사업장에서는 연이은 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해왔다. 특히 협력사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노후화된 시설과 부족한 관리감독으로부터 인해 부상을 당하거나 악성중피종과 같은 직업성 질병을 앓아왔다.

노조 측에 따르면 광양제철소에서 맹독성 가스가 외부로 유출되는데도 '작업환경측정'은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고.

게다가 '근로자 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한 민주노총 조합원인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는 자녀 장학금 지급까지 배제했다고.

포스코 측에 "어떻게 된 상황이냐" 물었지만 늘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는 답변만을 내놨다. 설령 그렇다한들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가자'는 상생을 진심으로 중요시 했다면 충분한 대화와 소통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포스코는 현재 전 세계 중심에서 철강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최 회장은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목표아래 탄소중립 가속화에 발 맞춰 전 세계 철강사들을 한데 모아 국제포럼을 개최하고 그린 철강시대를 주도했다. 이에 리더십을 높게 평가 받아 세계철강협회(worldsteel) 회장단에 선임됨에 이어 최근 12년 연속 전 세계 경쟁력있는 철강사 가운데 1위에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한국을 너머 글로벌 톱티어로 성장하는 포스코, 그리고 이를 이끄는 최 회장의 행보를 응원하면서도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끔 희생하고 힘 써준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과 동등한 대우를 하길 바란다.

이 같은 성과 역시 노사간 함께 일궈온 것이기에.

포스코 경영이념인 기업시민의 정의가 현실로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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