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13개월째 흑자 행진···본원소득수지 '역대 최대'(종합)
경상수지, 13개월째 흑자 행진···본원소득수지 '역대 최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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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경상수지, 107.6억달러···역대 5월 중 가장 높아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배당소득수지도 '역대 최대'
한은 "급격한 회복 흐름 둔화 뒤 안정세 전환" 전망
지난 1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1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리나라 5월 경상수지가 흑자 규모가 역대 5월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경제 회복세 강화에 힘입어 상품수지 수출 성장이 수입보다 컸던 영향이다. 특히 코로나19 회복과 맞물려 국내 기업들이 해외법인에서 벌어들인 돈을 들여오면서 본원소득수지도 흑자 규모로는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5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07억6000만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85억2000만달러가 늘었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서비스 등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를 말한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던 1년 전과 비교해 기저효과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지만, 상품수지 및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데서 기인했다. 또한 월별 흑자 규모가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도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특히 5월의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5억5000만달러 수준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54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해외투자법인들이 국내 본사로 1회성 거액의 배당금을 송금한 데 따른 것으로, 이전소득수지는 5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보다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는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셧다운 및 대외활동 제한으로 문제가 심각했지만, 하반기에 점차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기업들의 수익성도 점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라면서 "또한 기업들의 수입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어느 시점에서 이전해 올 것인가는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인데, 과거 쌓였던 수입 부분을 이번에 들여오면서 함께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품수지는 세계교역 확대와 전년 동월 기저효과 등으로 수출·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수출 성장 규모가 수입 성장 규모를 크게 앞질렀다. 흑자폭은 지난해 5월 26억1000만달러에서 올해 63억7000만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강화되면서 대부분의 품목과 지역에서 견조한 수출 회복 흐름에 49% 증가했다. 통관수출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이 전년대비 160.2% 늘었고, △승용차 92.0 △화공품 58.8 △반도체 23.7 등이 증가했다.

5월 수입도 439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년 전 311억7000만달러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128억1000만달러가 증가했다.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설비투자 회복세 지속, 내구재 소비 확대 등으로 원자재·자본재·소비재 등이 모두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1년 5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1년 5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확대됏지만, 운송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보다 적자 규모가 소폭 줄었다. 부문별로는 여행수지(-7억1000만달러)가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따른 출입적자 및 신용카드 해외사용액 증가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기타사업서비스수지(-11억7000만달러)도 무역 관련 중개수수료에 지급이 늘었고, 계열사 간 서비스 대가 지급 등이 늘어나면서 적자폭이 다소 확대됐다.

이에 반해 운송수지(11억9000만달러)는 해상화물운송수입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해운사의 화물 운송수입량도 증가하면서 1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금융계정의 경우 순자산이 83억8000만달러가 늘어났다. 금융계정 부문에서는 내국인 해외직접투자가 34억4000만달러 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8억4000만달러 늘었다. 내국인의 해외주식투자는 21개월 연속 증가한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주식투자는 2개월만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일각에서는 세계적 경기회복에 경상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델타변이 확산세, 미국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 지표도 예상보다 부진하는 등 경기 회복세가 2분기에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한은은 안정적인 회복 흐름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개 경기 위축 상황에서 벗어날 때에는 성장 회복 흐름이 초기 급격하게 팽창하다가 속도는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라며 "우리나라도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잠시 주춤하면서 안정적인 확장세 형태로 전환하는 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국, 유로 등 세계 주요국에서 대규모 부양책을 동반하고 있어 수출 증가율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델타 변이, 회복세 둔화 흐름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달 경제전망수치도 조정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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