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4년上] '투기' 잡다 집값만 폭등···기조 유지에 가격 안정 효과 '글쎄'
[文정부 4년上] '투기' 잡다 집값만 폭등···기조 유지에 가격 안정 효과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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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절벽, 전셋값 강세···더 오를 것"
"이미 고점 도달···조정받을 때 됐다"
서울시 전경.(사진=이진희 기자)
서울시 전경.(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앞으로 1년 남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실패'를 자인하면서도 정책 기조 변화는 없음을 못 박았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남은 임기동안 집값은 기존의 흐름대로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2일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1123만원으로,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6억708만원) 대비 83% 급등했다. 이와 관련 지난 10일 문 대통령은 "지난 4년간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역시 부동산 문제"라며 "부동산 문제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2017년 8.2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역대 가장 강력하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표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2대책 △2018년 9.13대책 △2019년 12.16대책 △2020년 7.31 임대차3법 개정 등 총 25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으나 번번히 집값을 잡는 데 실패했다. 이 같은 부동산 정책의 실패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과 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부정 평가자 중 가장 많은 이들이 '부동산 정책'을 그 이유로 꼽았다.

때문에 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연설에서 "실수요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향후 구상을 밝혔다. 그러면서 "실수요자 보호, 주택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안정 등의 기조는 달라질 수 없다"며 정책 기조 자체를 바꿀 뜻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등 세 부담으로 인해 매물이 나오지 않는 '거래 절벽'으로 인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희소성을 갖춰 높은 호가를 부르며 집값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앞으로도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중과 등의 부담으로 매물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만큼 공급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일부 조정이 있긴 하겠지만 결국 우상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도자 입장에서는 양도세 중과로 인해 세 부담을 전가한 높은 호가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고, 매수자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과 대출 규제로 인해 매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값이 오르긴 할 것"이라면서도 "결국 거래량 자체가 적을 것으로 예측돼 안정적인 우상향이라고 보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 재건축사업으로 인해 이주 세대가 많아지면서 전셋값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결국 매맷값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월세 가격 변동이 매매 가격의 변동에도 영향을 주는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3주구 등 4000세대가량이 올해 하반기 이주를 앞두고 있어 전셋값 강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남은 1년 집값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큰 틀의 정책 기조 변화가 없다고 하면서 대출 규제 완화 등을 언급했는데, 오히려 매수자 입장에서 주택 매수가 비교적 쉬워지는 것으로 이 또한 집값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집값은 고점에 도달했고, 어느 정도 하향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주기상으로 봐도 조정 시기가 됐고, 정부의 2.4 공급대책과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유동성 축소 등도 집값 하향의 이유로 꼽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문재인 정부 4년간 집값 급등의 원인은 공급 부족, 정책 실패, 과잉 유동성,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확산 등이었는데,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며 "정부가 공급 확대 정책으로 선회한 점,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어 유동성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점,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주택 구매 심리가 약화하고 있는 점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주기 측면에서 집값이 7년 이상 오른 적이 없는데, 올해 8년째 오르고 있는 중"이라며 "집값이 여기서 더 오르기보다는 올해 하향 안정 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역사적으로 집값은 보통 4~5년 오르고, 2~3년 정체기를 겪는 현상을 보였지만 최근 몇 년간은 조정 없이 계속 올랐다"며 "집값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실물경제가 좋지 않은 점도 집값이 더 오르긴 힘들 것으로 예측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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