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포스코 온라인 주주총회 유감
[데스크 칼럼] 포스코 온라인 주주총회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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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들의 연중 행사인 주주총회도 온라인 방식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사전 참가 신청을 받아 일부 주주는 오프라인으로 참석하고, 나머진 온라인으로 생중계를 보는 방식이다.

주주총회는 주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행사다. 주주총회장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문 밖에서 목소리를 내고, 주총장에 들어간 사람들은 의장에게 발언권을 얻어 직접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일부 주주들은 안건과 전혀 관계없는 발언으로 총회 진행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이것도 주주총회의 일부다.

최근 주주총회가 온라인 진행으로 바뀌면서 이 같은 모습들은 사라졌다. 

가장 최근에 온라인 주주총회를 개최한 포스코의 사례를 살펴보자.

포스코는 지난 12일 온라인을 통해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이번 주주총회는 최정우 회장의 연임 여부가 달린 중요한 날이었다.

앞서 최정우 회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재청문회에 참석해 '요추부 염좌상'이라는 허리 지병을 진단 받은 상황에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있기 전 먼저 나서 "안전을 최우선 경영에 반영해 무재해 사업장을 만들도록 하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후에도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정치권과 전국금속노동조합 등 노동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등이 최 회장에게 산재사고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등 연임을 놓고 끊임없이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주주총회에서는 1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안전' 혹은 '무재해' 단어는 단 두 번 언급됐을 뿐이었다. 그 마저도 최 회장이 직접 언급한 것은 모두발언에서 "무재해 사업장 달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한 문장 뿐이다.

그런데도 예년이면 한 번은 나왔을법한 주주들의 의사발언 요청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포스코 측에 따르면 현장에는 60명의 주주가 참석했다(생중계 영상에는 약 30명만 찍혔다). 

단 한 번, 그것도 최 회장의 연임에 대해 주주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처리하면서 뜬금없이 '이차전지 소재에 대한 추진 계획'에 대한 질문이 이뤄졌을 뿐이다. 이마저 최 회장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자신 앞에 놓인 문서를 약 2분간 읽어내려가는 모습을 보인 것이 고작이었다.

주주총회가 진행되는 동안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개인·소액 주주들에게는 질문 기회 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당시 온라인(유튜브)으로 주주총회 생중계를 보고있던 사람은 100~160여명이었다. 그 흔한 댓글 창 조차 없어 주주와 소통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개인·소액주주들의 의견은 모두 차단한 채 주요·기관투자자들과 CEO의 결정사항을 '통보'하는 사실상 요식행위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포스코가 어떤 의사 결정으로 이같은 방식의 온라인 주주총회를 진행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주주들의 의견조차 거부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말하는 '사회적 책임'과 '상생' 등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은 분명해졌다.

온라인 주주총회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잘 활용한다면 오프라인 주주총회보다 훨씬 더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회사의 비전도 더 많은 주주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다.

어떤 선택을 할 지는 결국 회사와 CEO의 몫이다. 온라인 주주총회를 앞둔 기업들은 포스코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바람직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

박시형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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