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코로나19 위기 속 실적 선방···"올해도 호황 기대"
대형건설사, 코로나19 위기 속 실적 선방···"올해도 호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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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 속 대체로 전년과 유사한 실적 보여
건설발주·투자 오르고, 대형건설사 신규수주 늘고
엔지니어링업계 호황 등 실적 반등 기대감 높아
건설이 한창인 한 아파트 건설현장.(사진=서울파이낸스DB)
건설이 한창인 한 아파트 건설현장.(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해 대형 건설사들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를 뚫고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충분한 수주잔고에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확대되고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상위 5개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GS건설·대우건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7조1975억원과 영업이익 3조567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과 비교해 각각 0.9%, 2.6%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여파로 증권가에서는 대체적으로 실적 흐름이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개 선방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8조1367억원)이 전년 대비 6% 감소했지만 영업익(5583억원)은 같은 기간 53.3% 껑충 올라섰다. 올해 지주사 전환을 통해 새롭게 출발한 DL이앤씨(구 대림산업)도 매출액 10조2650억원과 영업익 1조178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 4.2% 증가했다. 상위 건설업체 가운데 2년 연속 영업익 1조원을 유지한 곳은 DL이앤씨가 유일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5310억원)과 GS건설(7504억원)은 지난해 영업익이 2019년과 비교해 각각 1.7%, 2.2% 감소했다. 하지만 그간 높은 성장곡선을 그려온 데다 매출액 증가 또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코로나19의 직간접 비용을 선반영한 회계처리로 영업익(549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36.1% 밑돌았다.

지난해 연초만 하더라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공사 현장이 마비되는 등 해외비용 부담 확대로 건설 경기를 향한 우려가 쏟아졌다. 그러나 정부가 공공부문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건설업계는 급격한 실적 추락 대신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코로나19 영향력이 적은 것은 물론 국내는 높은 청약열기, 해외는 전폭적인 수주 지원 등의 수혜를 누렸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건설수주(경상)는 약 176조1385억원으로, 전년(152조1431억원) 대비 15.8% 증가했다. 이는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운 기록임과 동시에 2018년 이후 3년 연속 증가, 2015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건설투자도 전년 대비 0.1%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좋은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대형 건설사들의 연간 실적에서 건축·주택부문 증가세가 두드러졌는데, 특히 신규 수주의 경우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 DL이앤씨의 경우 지난해 수주 실적 호조에 힘입어 10조1210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고, 전년 대비 50%나 증가했다.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현대건설도 전년 대비 12% 증가한 27조1590억원을 신규 수주했으며, 같은 기간 대우건설·GS건설 역시 각각 30.8%, 20% 늘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부동산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지난해 같은 경우 개별 건설사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경우도 있었지만, 주택시장의 흐름이 좋아 올해에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지난해 보수적 회계처리 등 대부분의 코로나19 비용이 반영되면서 올해는 작년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리·시공을 주업으로 삼는 엔지니어링 업계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도 건설업계의 또 다른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설계 업무가 마무리된 물량은 시공 물량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엔지니어링 업계 호실적은 건설업계에도 긍정적인 신호"라며 "이외에도 정부 주택공급 확대 기조에 따라 정비사업 기대감 및 높은 청약 열기 등도 호경기에 한 몫 거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같은 공격적인 투자·발주 기조가 오래갈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본부장은 "건설 수요가 상당 부분 어디서 발생했는지, 지속가능한 수주 내용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라며 "여전히 해외실적은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건설투자가 막힐 경우 어려움은 고스란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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