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한·일 현안 풀어나갈 '미래재단' 함께 만들자"
최태원 SK 회장 "한·일 현안 풀어나갈 '미래재단' 함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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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포럼' 개막 연설서 투자·정책 협력 제안
"글로벌 이슈 대응 아시아 리더십 강화해야"
최태원 SK 회장이 6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19'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SK그룹)
최태원 SK 회장이 6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19'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SK그룹)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일 간의 현안을 논의하고 풀어나갈 미래재단(가칭)을 양국 재계가 공동으로 세울 것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복잡하고 초국가적인 이들 이슈 해결을 위해 아시아가 책임감과 비전으로 국제무대 리더십을 발휘할 때"라며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6일 도쿄대 혼고캠퍼스에서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 공동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인 제1회 '도쿄포럼'의 한·일 재계리더 토론 세션에서 “지금 있는 문제들에 대해 오늘도 여러 가지 가능성이 언급됐다”며 “말로 끝나지 않고 액션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협력기관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포럼의 주제가 미래를 만들어나가자(Shaping the Future)”라면서 “이 취지에 맞는 미래를 위한 재단(Foundation)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재단은 지금 양국 간에 걸려 있는 현안의 해법을 찾고 이해하면서 상호 신뢰를 구축해 나가는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의 이번 제안은 과거사 문제로 한·일 정부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양국 재계가 나서서 적극적인 해법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측도 앞서 지난달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측에 한·일 미래발전재단(가칭)의 설립 검토를 제안한 바 있다.

도쿄포럼은 최 회장과 SK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인재육성 뜻을 기려 설립한 최종현학술원이 도쿄대와 올해 처음으로 공동 개최한 국제 포럼이다. '미래의 설계'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오는 8일까지 열린다. 최 회장은 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글로벌 현안에 대응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면 선한 의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면서 "우리의 노력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론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과 여기에 기반을 둔 더블바텀라인(DBL) 경영 등을 소개했다.

SK그룹은 지난 2018년 280억 달러의 세전 이익을 내면서 146억 달러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또 바스프, 글로벌 4대 컨설팅 법인,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 등과 비영리법인을 만들어 사회적 가치 측정 국제표준을 만들고 있다.

이날 포럼을 공동 주최한 고노카미 마코토 도쿄대 총장은 개막 연설에서 "디지털 혁명은 포용적 사회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지만 정보격차 등 부정적 영향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도쿄대와 최종현학술원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정보격차 등 다양한 글로벌 현안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개막식 이후에는 한·일 양국 학자와 경제인, 헬렌 클락 뉴질랜드 전 총리, 존 햄리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소장 등 글로벌 리더들이 동북아 국제정세와 비즈니스 이슈 등을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특별 대담과 연설, 세션이 잇따라 열렸다.

특히 '한·일 경제교류의 미래와 협력방안'을 주제로 열린 비즈니스 특별세션은 양국 주요 경제인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오구라 가즈오 전 주한 일본대사 사회로 진행된 이 세션에는 최태원 회장과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한일경제협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나카니시 히로아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 회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한·일 경제·산업 협력 현황, 한·일 경제협력 유망 분야 전망, 한·일 협력을 위한 기업 및 단체의 역할 등에 대해 70여 분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에 앞서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래 세상의 비전과 기업의 역할 등을 주제로 특별 대담을 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포럼 둘째 날인 7일에는 지속가능개발을 달성하기 위한 초지역적 연대, 반세계화시대 공동의 안정 모색, 도시의 미래, 디지털 혁명 등을 주제로 한 세션 6개가 열린다. 마지막 날인 8일에는 '어떻게 미래를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한 린이푸 전 세계은행 부총재의 특별 연설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민간 영역의 각계 리더들이 '도쿄 포럼'을 통해 공동 현안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공유하는 장을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SK가 후원하는 '베이징 포럼' 등과 함께 '도쿄 포럼'이 아시아의 대표적 집단지성 네트워크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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