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SPC삼립에서 최근 60대 생산직 노동자가 수일간 이어진 야간 근무 후 자택에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고용노동부가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번 사고는 SPC삼립에서 잇따른 산업재해가 발생한 가운데 일어난 것으로, 노동계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노동부에 따르면 류현철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이날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와 면담을 갖고 교대제 개편 등 회사가 취한 조치와 향후 개선 계획을 보고받았다. 류 본부장은 SPC에서 반복되는 사망사고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연속 야간 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부담을 연구 결과와 함께 제시했다.
이어 교대제 개편 이후 노동 강도 변화와 건강 영향에 대한 면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고 노동부에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시화공장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컨베이어에 끼어 사망한 사고 이후 두 달여 만에 발생했다. 지난달 4일 사망한 60대 노동자는 6일 연속 야간근무를 마친 뒤 자택에서 숨진 것으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는 과로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이 SPC 계열사의 반복 산재사망을 지적하며 장시간 야간 근무 문제를 언급한 직후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SPC삼립은 이후 후속 대책으로 지난 9월부터 생산직 야간 근로를 8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3조 3교대제를 도입했고, 기존 주 평균 52시간에 달하던 근무시간은 약 42시간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일부 라인에서는 과도기적으로 주 6일 근무가 적용됐으며, 회사는 추가 인력 채용을 통해 조속히 주 5일 근무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C삼립 관계자는 "변화된 근무 환경에 따른 직원 건강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새로운 근무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 본부장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노동환경 조성이 최우선"이라며 "노동부도 이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