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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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세인 기자] 연말이 가까워오자 증권사들이 연금저축·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세제 혜택 상품을 중심으로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마케팅 경쟁에 나섰다.

고금리 장기화와 세금 부담 확대 속에서 '절세'가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신규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펼친 전략으로 해석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달 30일까지 '세액공제 Up 혜택도 Up Hurry Up!' 이벤트를 진행하며 연금저축 순입금액에 따라 최대 100만원의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한다. 한화투자증권은 납입과 투자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리워드를 제공하는 '연금자산 더블 혜택 이벤트'를 운영하면서, 타사 이전이나 ISA 만기자금 전환액은 두 배로 인정해 혜택 폭을 넓혔다. 

NH투자증권은 연금저축과 중개형 ISA를 동시에 겨냥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한국투자증권·KB증권·유안타증권·키움증권 등도 순입금이나 이전 조건에 따라 상품권이나 투자 지원 혜택을 제공하는 연말 프로모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ISA 신규 개설이나 타사 이전 고객을 대상으로 혜택 규모를 확대하며 연말 절세 수요를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세제 혜택과 연말정산 시기가 맞물린 결과다. 연금저축은 연 600만원, IRP를 합치면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고, ISA는 손익통산과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세제 개편 논의와 물가 부담이 이어지며 '세금 절감'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연말로 갈수록 공제 한도를 채우려는 납입 수요가 늘고 절세형 계좌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말정산 시기를 앞두고 절세형 상품을 찾는 투자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ISA와 연금저축은 세제 혜택과 저율 과세 구조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운용 효율이 높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이번 연말 이벤트를 단기 판촉이 아닌 장기 고객 확보 전략으로 보고 있다. 절세형 계좌는 일정 기간 유지가 전제돼 해지율이 낮고, 한 번 유입된 고객은 꾸준한 납입과 잔고 관리로 장기적인 자산관리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 통계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 운용자산은 올해 8월 말 기준 45조2000억원으로, 상반기에만 7조5000억원 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연금저축과 IRP 잔액도 지난해 말 기준 408조원으로 2019년 대비 1.5배 증가했다. 절세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증권사들의 연말 마케팅 경쟁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벤트 혜택이 절세형 계좌의 진입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하지만, 세액공제나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좌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금저축과 IRP는 중도 해지 시 세액공제가 추징될 수 있고, ISA 역시 일정 기간을 유지해야 손익통산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단기 혜택보다 꾸준한 납입과 장기 운용이 결국 더 큰 절세 효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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