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 치료제 시장 확대 나선 제약사 (사진=픽사베이)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 확대 나선 제약사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황반변성 환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관련 신약 개발과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황반변성은 시력 중심 부위인 망막 중심 '황반'에 이상이 생겨 시력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퇴행성 안 질환이다. 황반은 글 읽기와 얼굴 인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문제가 발생하면 중심 시야가 흐려지거나 왜곡되고 심한 경우 중심암점(검은 점)이 나타날 수 있다. 손상은 한 번 생기면 회복이 어렵기에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17일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은 2023년 약 106억8000만 달러(한화 약 14조8000억원)에서 2032년 약 195억3000만 달러(한화 약 27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 6.9%에 달하며 고령화에 따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테오젠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와 공동 개발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이럭스비'(ALT-L9)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아이럭스비는 유럽에서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망막정맥폐쇄에 따른 황반부종, 당뇨병성 황반부종, 근시성 맥락막 신생혈관 등 여러 적응증에 처방 가능하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연구개발뿐 아니라 유럽 규제 당국 허가 절차 경험을 통해 회사 역량이 크게 성장했다"며 "황반변성 등 심각한 안과 질환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더스제약은 환자 편의를 고려한 점안제 형태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6월 'MTSDA 점안제'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MTSDA는 시세포 사멸 억제를 통해 망막 변성을 늦추고 노화 및 산화 스트레스 손상을 줄이는 후보물질이며, 점안제로 투약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마더스제약은 2023년 7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과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연제약은 뉴라클제네틱스와 공동 개발 중인 습성 노인성 황반변성 유전자치료제 'NG101' 임상 1/2a 저용량군 중간 결과를 'Retina Society 2025'에서 발표했다. 기존 표준 치료제인 아일리아, 바비스모, 루센티스가 반복적인 안구 내 주사를 필요로 하는 데 반해, NG101 임상 데이터는 단회 투여만으로 치료 주사 횟수를 90% 이상 줄일 수 있음을 보였다.

GC녹십자는 2023년 10월 노벨티노빌리티와 지도모양위축증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기로 계약했다. 두 회사는 항체 기반 단백질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부터 비임상, 임상, 상업화까지 전 과정을 협력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노벨티노빌리티의 항체 치료제 개발 경험과 녹십자의 단백질 치료 기술력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혈액제제, 희귀질환뿐 아니라 다양한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올릭스는 건성·습성 노인성 황반변성을 동시에 치료하는 'OLX301A' 치료제로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OLX301A는 망막색소상피세포 손상의 주요 유전자를 표적으로 설계됐으며, 특히 건성 황반변성 환자에 집중한다. 기존 항-VEGF 유리체 주입술 효과가 없던 습성 황반변성 환자 적용 가능성도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은 신약뿐 아니라 약물 전달기술, 진단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며 "고령 인구 증가로 수요가 확실해 연구개발은 앞으로도 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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